밸리 주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밸리 내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주택 매매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수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트룰리아, 리얼터닷컴 등 부동산 전문업체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밸리 내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의 수는 총 2만 643채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4%가 줄어들었다.
밸리 주택시장의 현재 상황은 집을 팔고자 하는 셀러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매물로 나온 주택수가 줄어들면서 첫 집을 장만하려는 이른 바 '스타터(Starter)'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75만 달러 이상의 프리미엄급 주택은 가격의 변동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스타터'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격대인 20~25만 달러대 주택은 가격도 올랐고 구매 경쟁도 뜨겁다.
길버트와 피오리아의 일부 우편번호 지역은 이 가격대 주택 매물이 나오면 팔리기까지 평균 3주에서 1달을 넘기지 않고 있다는 점이 후끈한 구매경쟁 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부동산 마켓 분석가인 탐 러프는 "메트로 피닉스 지역에 나온 상당수 20만 달러대 주택은 보지도 않고 오퍼를 넣는 '블라인드 오퍼'가 많은 편"이라며 "이런 '블라인드 오퍼'가 다시 유행하는 이유는 적당한 가격의 주택을 찾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일단 사두면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밸리 주택마켓의 평균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약 7%가 상승했다.
살 수 있는 주택이 제한적인 것도 문제이지만 '스타터'들에겐 이미 많이 올라버린 집값에 대한 부담도 있다.
예를 들어 처음 집을 사는 '스타터'들이 지난 2012년 비슷한 크기와 구조를 가진 주택을 7만 달러 가량에 살 수 있었다면 이제 그 가격은 15만 달러 정도로 2배 많은 돈을 줘야 구입이 가능하다.
현재 밸리 곳곳에서 신규주택 건설이 한창이지만 매매물량 부족 현상은 금방 해소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붕괴로 집을 차압당했거나 포기해야 했던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주택 재구매 시장에 다시 진입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2~3년 동안은 셀러 중심의 시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2월을 기준으로 밸리 주택시장 평균 집값은 24만5,208달러를 기록했다.
올 1월과 2월 밸리 내 주택거래량은 작년 동기간과 비교해 12.5% 증가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호조세가 혹시 지난 2008년을 전후해 벌어졌던 부동산 시장 붕괴 직전의 전철을 다시 밟고 있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시엔 한 달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10% 넘게 오르는 등 분명한 과열현상이 있었지만 현재는 지난 한 해 전체를 통틀어 밸리 주택 평균가격이 7% 오르는 정도 수준이어서 버블 붕괴나 급작스런 가격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보면 밸리 주택시장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