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에서 관광객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언론들은 지난 3일 홀로 그랜드캐년을 찾은 60대 미국 남성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고 당일 근처를 지나던 다른 관광객들이 위험을 경고했지만 몇 시간 후 남성은 400피트 절벽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랜드캐년 측 대변인 머레이 쇼메이커는 "공원 헬리콥터와 기술 구조대가 절벽 아래에서 67세 캘리포니아 남성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공원관리공사와 코코니노 카운티 검시관은 이 남성의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나 관계자들은 사고사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캐년 추락사는 올들어 벌써 3번째다.
지난달 26일에는 후알라파이 보호구역에 있는 인기 관광지에서 시신이 발견됐으며 이틀 뒤인 28일에는 절벽에서 사진을 찍던 홍콩인 관광객이 1000피트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그랜드캐년에서는 매년 평균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데 올해는 최근 10일 사이 벌써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인 대학생 박준혁 씨가 그랜드캐년을 찾았다 추락해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언론들은 그랜드캐년에서 매년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로 관리 인력 부족과 관광객의 안전 불감증을 들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그랜드캐년 방문객은 전년대비 3.8% 감소했지만 2106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공원 관리 인력은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필 프랜시스 미국국립공원보존연합회 회장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관광객은 많은데 공원 관리 인력은 극적으로 감축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원관리자들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제한된 인력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관광객의 안전불감증 역시 사고 원인으로 꼽힌다.
프랜시스 회장은 "그랜드캐년은 계절에 따라 극한의 더위와 추위가 반복된다. 그러나 이런 날씨 패턴조차 모르고 오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방문 전 공원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랜드캐년 관리소 역시 방문객이 사전에 현지 날씨와 주의사항, 위험요소 등을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낭떠러지 절벽 끝으로 가지 말고 지정된 관람 동선 안에서 움직이라고 당부했다.
그랜드캐년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로 한해 64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아리조나주 코코니노와 모하브 카운티에 있는 그랜드캐년은 콜로라도강에 의한 침식으로 형성된 깊이 1,500m의 세계 최고 규모 협곡이며 강 북쪽의 노스림과 강 남쪽의 사우스림 두 지역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