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관광지인 아리조나주 그랜드캐년에서 관광객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또 일어났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관리당국은 지난 23일 오후 사우스 림 구역에서 60m 아래로 떨어져 숨진 70세 여성의 시신을 헬기를 동원해 수습했다.
당국은 이날 오후 1시께 인기 전망 포인트인 파이프 크릭 비스타(Pipe Creek Vista) 서편의 바위가 많은 지역에서 구조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하지만 여성은 당국이 구조에 나설 틈도 없이 이미 추락한 뒤였다.
관리당국은 숨진 여성이 사우스 림을 따라 이어진 탐방로에서 90m가량 벗어나 걷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랜드캐년 관리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올해 공원 경내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중 다섯 번째다.
앞서 이달 3일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온 67세 남성이 마찬가지로 사우스 림에서 추락해 숨졌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 마카오에서 온 한 관광객이 웨스트 구역의 스카이워크(바닥을 유리로 만든 관람대) 인근에서 사진을 찍으려다 발을 헛디뎌 숨졌다. 같은달 26일에는 사우스 림 내의 절벽과 떨어진 외딴 숲속에서 한 일본인 관광객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서 각종 사고로 사망하는 방문객 수는 연간 12명 정도다.
추락사를 비롯해 폭염과 관련된 사망 사건, 콜로라도 강에서 익사 사고 등 사고사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안팎에서 발생한 전체 사망자 수는 공식적인 집계 자료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오버 더 엣지: 그랜드캐년의 죽음'을 저술한 마이클 기글리에리에 따르면 지금까지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에서 사망한 사람의 수는 대략 800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글리에리의 책에 따르면 그랜드캐년에서 가장 사망자를 많이 낸 사건은 비행사고다.
하늘에서 그랜드캐년의 장관을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상업용 헬리콥터는 물론 개인 경비행 등이 수시로 운항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비행 관련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는 모두 275명에 이른다. 그중 가장 사망자가 많았던 사건은 1956년 발생했던 비행기 충돌 사건으로 128명의 관광객이 사망했다. 당시 미국 내에서 발생했던 가장 큰 비행 관련 사고로 기록될 정도다.
이어 사망자 수가 많은 사고는 추락사고다. 추락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125명이다.
최초 추락 사망 사고는 1925년에 발생했는데 당시 콜로라도 출신의 루이스 톰슨이 사진을 찍다가 700피트 절벽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자연 기후 때문에 발생한 사망 사고도 있다.
한 여름 폭염에 의한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 사건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익사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해 적어도 100명이 콜로라도 강에서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래프팅 도중에 익사하거나 강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