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고, 자신이 멕시코로 추방되면 하나 뿐인 딸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란 얘기냐고 호소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헌병으로 근무하다 카불 동쪽 코나르 지방에서 교전 중 22세 짧은 생애를 마친 미 육군 병사 바버라 비에이라의 남편 호세 곤살레스 카란차(30)는 4월 8일 아리조나 이민세관국(ICE)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카란차는 2007년 멕시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비에이라 일등병과 결혼해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지만 2004년 밀입국한 신분이었다.
그는 작년 재개된 추방 소송의 심리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국 지난 11일 멕시코 노갈레스로 추방 결정이 내려졌다.
그는 미국에서 쫓겨난 불법 이민자들과 함께 며칠을 허름한 보호소에서 지내야 했다.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딸은 미국에 남겨져 조부모 손에 맡겨졌다.
그는 "다신 딸의 얼굴을 못 보나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사실이 언론들에 보도돼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15일에야 추방 결정이 번복됐다는 말을 그는 전해 들었다.
그리고 카란차는 딸이 기다리는 아리조나주 피닉스 집에 돌아왔다.
당국은 "긴급한 인도주의적 이유들과 공중의 이익을 살펴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키어스텐 시네마 아리조나주 연방상원의원의 대변인은 카란차 가족을 돕기 위해 카란차의 변호사, ICE와 긴밀히 협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앤 커크패트릭 하원의원은 ICE의 조처를 비난하며 2년 전 집권 이래 줄기차게 불법 이민 단속에 앞장 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공박했다. 그는 "카란차가 미국에 다시 입국해 딸을 만나도록 허락 받은 사실을 알게 돼 안도가 되지만 그가 체포됐던 일은 이 대통령의 무자비한 이민 정책의 또다른 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카란차의 변호인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작은 소녀가 극심하고도 예사롭지 않은 곤경에 처해 있다. 아프간에서 순국한 어머니를 둔 아이의 아버지까지 추방해선 안된다"고 호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