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쿨리지에서 벌어진 납치사건의 황당한 전말이 드러났다.
지난 10일 쿨리지에 거주하는 19살 브랜던 소울스가 철길 옆 공터에서 두 손이 묶인 채 발견됐다.
쿨리지 경찰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다친 남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다. 의식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는 실제로 소울스가 손목이 등 뒤로 묶인 채 바닥에 누워있었고, 입안에도 손수건이 꽉 채워져 있었다.
소울스는 경찰관들의 도움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무사히 귀가했다.
이후 소울스는 경찰 조사에서 "마스크를 쓴 남자 2명이 집 근처에 숨어있다가 나를 붙잡고 머리를 가격했다. 그대로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모르는 곳이었다"고 진술했다.
더불어 자신이 납치된 이유도 알고 있다면서 "내 아버지가 사막 곳곳에 숨겨둔 거액의 돈이 있다. 그걸 노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울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조사를 벌인 경찰은 범죄 단서를 전혀 찾지 못했다.
집 근처 CCTV 영상을 살펴보고, 소울스 지인들에게 증언을 들어 봐도 의심 가는 용의자가 없었다.
소울스가 진료를 받았던 병원도 '머리에 상처가 하나도 없고, 뇌진탕 증상도 보이지 않는다'는 소견서를 제출했다.
주장과 상반되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자 경찰은 소울스를 집중심문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납치와 폭행을 당한 적 없다. 지어낸 이야기"라며 사실대로 털어놨다.
근무지인 자동차 타이어 매장에 출근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납치극을 꾸몄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소울스는 납치된 것처럼 분장하고 바닥에 누워 누군가가 발견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납치'의 원인으로 언급했던 아버지 재산과 관련된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17일 소울스를 허위 신고 혐의로 체포해 기소하고 55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소울스의 직장이었던 타이어 팩토리 측은 언론에 "해당 직원과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지만, 소울스는 곧바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