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벅아이에 본사를 둔 수소트럭 기업 '니콜라'가 전기 수상기와 오프로드 차량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
픽업 트럭에 이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사업까지 포기하면서 수소 트럭의 집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더 버지> 등 IT 매체들에 따르면 니콜라가 '파워스포츠 사업부'를 해체한다.
니콜라의 파워스포츠 사업부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담당한다.
2019년 니콜라는 파워스포츠 라인업으로 '니콜라 NZT', '니콜라 렉크리스', '니콜라 WAV'를 발표한 바 있다.
NZT와 렉크리스는 4륜 오토바이(ATV) 제품으로 각각 오프로드와 군용으로 설계됐다.
WAV의 경우 전기 제트스키로 알려진 제품이다.
특히 NZT의 경우 하이브리드 ATV로 각광받은 제품이다.
400볼트 모터로 최고출력 590마력을 발휘하는 한편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제로백) 3.5초만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만달러의 가격을 책정하고 올해 시장에 첫 선을 보일 계획이었지만, 사업부 해체 및 프로젝트 중단으로 물거품이 됐다.
이에 대해 니콜라 측은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NZT와 WAV에 대한 프로젝트를 중단시켰지만 권리가 유효한 만큼 추후 재개할 수 있다"며 "현재는 수소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니콜라는 파워스포츠 사업부를 해체하는 대신 수소트럭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월 23일 니콜라는 수소 전기트럭(FCEV) '트레 캡오버'와 '투 슬리퍼'를 공개했다.
니콜라는 각각 오는 2023년과 2024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로써 니콜라의 수소·전기트럭 라인업은 총 3대로 늘어나게 됐다.
트레 캡오버는 1회 충전 시 최대 500마일(약 804km) 주행이 가능하다.
트레의 전기트럭 모델의 주행가능거리(300마일)를 훨씬 능가한다.
트레 BEV 플랫폼을 활용하지만 공기 역학을 개선해 차량 중량도 줄였다.
니콜라는 오는 2분기 독일 울름과 현재 건설중인 아리조나 공장에서 프로토타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시범주행 등 차량 테스트 및 검증을 완료하고 2023년 하반기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
투 슬리퍼는 장거리 화물 솔루션으로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는 900마일(약 1448km)에 달한다.
북미 장거리 노선을 위해 자체 설계한 새로운 섀시를 기반으로 이 트럭은 개발됐다.
연내 프로토타입 디자인을 확정하고 내년 시제품 생산에 들어간다.
2023년 도로 시범 주행 등 검증을 거쳐 2024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트레 캡오버와 투 슬리퍼에는 여러 개의 공통 연료 전지 전력 모듈과 확장 가능한 수소 저장 시스템이 적용된다.
니콜라는 현재 해당 시스템들을 개발 및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제이슨 로히트 니콜라 FCEV 글로벌 책임자는 "우리는 2023년 연료 전지 및 수소 저장 장치의 출시와 함께 현재 트레 플랫폼을 구축해 단계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라며 "상업용 트럭 운송의 다양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FCEV 트럭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트럭 모델 발표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니콜라가 사업 영역을 점차 축소함에 따라 수소트럭 생산도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의 지분 인수 계획을 철회함에 따라 픽업트럭 '뱃저' 출시 계획도 무산된 바 있다.
연내 출시 라인업에 포함된 NZT 등이 중단된 것을 볼 때 '트레 캡오버'와 '투 슬리퍼' 같은 수소 전기트럭도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더 버지>는 "니콜라는 지난해 상장 당시 발생한 자금을 확보했음에도 연간 3억8400만달러(약 428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며 "GM과의 갈등으로 인해 뱃저 프로젝트가 무산된 이후 파워스포츠 사업부가 희생양이 됐다"고 전했다.
니콜라에게 나쁜 뉴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니콜라는 아리조나 최대 전력회사 APS와 전기 요금 계약을 체결했다.
니콜라는 2월 12일 "아리조나기업위원회(ACC)는 APS와의 전기 요금 계약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며 "수소 생산과 처리, 분배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경쟁력 있는 전기요금을 확보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니콜라는 이번 허가를 토대로 대규모 수소 생산시설 구축에 힘쓴다.
수소 생산은 니콜라의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핵심 과제다.
앞서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2019년 말 "피닉스에서 하루 1000kg의 수소를 생산 중"이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듬해 "수소 생산 비용을 이전보다 최대 81%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고도 밝혔었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수소차 보급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수소 트럭의 리스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니콜라가 ACC와의 계약을 성사시키며 재기에 '청신호'가 켜졌다.
JP모건은 작년 말 보고서에서 "내년 니콜라의 뉴스 흐름은 덜 드라마틱하고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낙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폴 코스터 애널리스트는 "현재 개발 중인 트레는 내년 말 출시할 예정이며 1분기 말까지 시험 주행을 위해 최소 9대 트럭을 생산할 것"이라며 "니콜라 목표주가를 주당 40달러에서 35달러로 낮췄지만 투자등급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라고 설명했다.
장밋빛 전망에 니콜라의 주가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작년 3월 주당 10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10달러 중반대까지 올랐다.
그리고 2월 13일엔 전 거래일 대비 1.33% 뛴 주당 20.05달러에 마감했다.
마크 러셀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는 "니콜라의 수소 생산을 가능하도록 지원한 아리조나의 APS와 ACC의 노력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무공해 운송을 앞당기고 수소 경제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