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카사 그란데에 첫 공장을 둔 전기차 생산업체 루시드의 주가가 거듭된 악재로 인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루시드는 부품 결함에 따른 충돌 사고 우려를 이유로 차량 200여 대를 리콜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23일 보도했다.
루시드가 고급 세단 '에어'를 출시한 이래 리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시드는 다른 업체에서 조달한 차량 서스펜션의 일부 부품이 잘못 조립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부품의 결함이 노면 충격 흡수와 제동 기능 불량으로 이어져 충돌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결함 부품이 장착된 것으로 보이는 에어 203대를 회수해 안전 점검을 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무상으로 수리해 주겠다고 덧붙였다.
루시드 주가는 리콜 조치의 영향을 받아 전날 4% 넘게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6.04% 급락한 23.97달러로 장을 마쳤다.
또한 3월 1일 루시드가 올해 자동차생산량 전망을 최대 40%까지 낮추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4%까지 폭락했다.
1일 루시드는 공급망 제약과 부품 품질 문제를 인용해 생산을 초기 기대치인 2만대에서 1만2000~1만4000대로 줄였다.
루시드 CEO 피터 롤린슨은 성명에서 “이는 우리가 직면한 특별한 공급망 및 물류 문제와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끊임없는 집중을 반영한다. 우리는 기술 리더십과 우리 자동차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감안할 때 엄청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롤린슨은 지난달 28일 투자자들과의 콘퍼런스 콜에서 “문제는 반도체 칩의 지속적인 글로벌 공급망 부족보다는 유리 및 카펫 등과 같은 원자재 부품과 관련이 있다. 이 문제는 약 250개 공급업체 중 소수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루시드의 첫 번째 전기자동차는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이라고 이름 붙여진 16만9000달러 짜리의 세단이다.
지난해 가을에 소매 생산을 시작한 이래로 회사는 아리조나주 카사 그란데 공장에서 400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했다.
루시드는 작년 4분기 동안 125대를 포함해 300대 이상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롤린슨은 루시드가 그라비티(Gravity)라는 이름의 전기 SUV 차량출시도 2024년 상반기로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에는 2023년으로 예상되었다.
그는 그라비티 출시 지연이 제품을 개선하고 출시에서 모범 사례를 적용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시드의 실적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에 2640만 달러의 매출과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2021년에 48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루시드 주가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이슈들도 있다.
루시드 발표에 따르면 올 하반기 사우디아라비아에 연산 15만대 규모의 조립공장을 건설한다.
루시드는 최근 2021 회계연도 수익 보고에서 하반기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자사의 두 번째 조립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는 지난 2018년 루시드그룹에 10억 달러(1조2천억 원) 이상을 투자키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루시드는 유럽과 아시아지역 차량공급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현지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몇몇 지역을 대상으로 공장 후보지를 물색해 왔다.
루시드는 "글로벌 수요 충족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첨단 자동차 제조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진행 중"이라면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와 사우디산업개발기금(SIDF),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 King Abdullah Economic City)와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생산공장 토대 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홍해 연안에 위치한 KAEC에 건설될 예정인 루시드그룹의 첫 해외 조립공장은 아리조나주 카사 그란데의 AMP-1공장에서 사전 제조된 루시드 에어를 반조립 상태로 들여와 현지 생산하게 된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공장에서 완제품 직접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여기서 연간 15만대 가량을 생산, 중동과 아시아, 유럽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루시드는 또 아리조나 공장도 연간 3만4천대인 연간 생산능력을 2단계 확장공사를 통해 9만대까지 늘린 뒤 최대 36만5천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가면 루시드는 연간 5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롤린슨 회장은 "초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산된 차량을 현지에서만 판매할 예정이지만 수요에 따라 인근지역 등 글로벌시장으로 수출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대 석유 생산 국가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루시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체 설계·생산 능력과 프리미엄 시장 공략 능력이다.
배터리팩, 감속기, 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모두 자체적으로 디자인, 개발, 생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겸비해 무선 업데이트 시스템(OTA) 기능을 충분히 활용 중이며 반도체 부족도 자체 소프트웨어 설계 역량을 활용해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는 점 역시 루시드의 앞날을 밝게 만드는 요소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자동차 회사, 신생 전기차 스타트업 가릴 것 없이 전기차 대량 생산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루시드는 위탁생산보다 자체생산 전략을 택했는데 상품성은 검증된 만큼 대량 생산 관문을 넘을 수 있을지가 장기생존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