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된 내가 있어요
그날은 오후반
시커먼 무쇠 가위로 엄마가
싹둑싹둑 머리를 깎고 있네요
어제 학교에서 지적을 당했습니다
이만하면 됐다
교실에 들어서는데
모든 시선이 내 머리에 머뭅니다
빈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자리에 앉습니다
쥐가 뜯어 먹다만 머리라고
한동안 놀림거리가 될 것입니다
집에 돌아와 엄마를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60년 지난 지금
엄마는 창 너머에
나를 보고 미소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