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반세기 만에 다시 만난 고향
나의 모국어 실력은 완벽했어도
난 낯선 이방인이다
곳곳에 철근 뿌리로 심어논 빌딩들
흙길 덮은 콘크리트 위 숲이 돼있고
옛집 찾으려 촉각 세운 내 기억 더듬이는
사방으로 뻗은 아스팔트 위
열기먹은 아지랑이 어지러이 헤매는구나
골목길 돌아보이던
덤이 손에 밴 구멍가게 아지매
대문 열면 반겨주던
영희 철수 바둑이는 어디메 가고
대로된 그 길엔 행인들만
웃음 빈 기계얼굴로 바삐 지나니
벌거벗긴 내 추억은 맞장구 칠 곳을 잃어버린 채
혼잣말로 옛 이야기 중얼거린다
박수쳐 준 고국의 부흥은
두고 온 나의 작은 역사들을
이리 바꿔치기 하였구나
작은 고추가 맵다 한
작은 나라 대한민국
더 맵고 강하라... 애국심 담아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떠나며 불러보는 애국가에
왜 눈물은 맺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