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소유의 대형 아시안 슈퍼마켓 체인인 H마트가 아리조나에도 그 첫 스토어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아리조나 지역 일간지 AZ Central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H마트가 아리조나에 코퍼레이션을 이미 설립했고 지난달 메사시에 건물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AZ Central은 6월6일 기사에서 주정부의 공개기록을 인용하며 "뉴저지에 본사를 둔 H마트 권일연 대표의 이름으로 지난 3월 아리조나 코퍼레이션인 'BK Arizona LLC'를 설립했고, 이 코퍼레이션이 5월에 메사시 1919 W. Main St.에 위치한 6만 3000 스퀘어피트 규모의 리테일 스페이스를 300만 달러에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H마트가 구입한 매장은 Ultimate Consignment와 앨버슨 그로서리 스토어가 자리했던 곳으로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안 주민들이 많이 찾는 메콩 플라자(Mekong Plaza)와 답슨 로드를 사이에 두고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신문은 아리조나 스토어 오픈과 관련해 H마트 측에 문의했지만 자세한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고 전했다.
1982년 뉴욕 퀸즈에서 '한아름'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H마트는 2000년 이후 크게 성장세를 보이며 현재는 미주 내에만 총 51곳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H마트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의하면 올해 이후 H마트 측은 캘리포니아에 3곳을 포함해 총 9곳의 매장 오픈을 더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Z Central 지는 메사시를 중심으로 한인커뮤니티를 비롯해 아시안계 주민과 마켓들이 밀집하는 현상이 H마트가 메사에 스토어 오픈을 준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분석했다.
실제로 메사시를 비롯해 그 인근 특히, 답슨 로드(Dobson Rd.)를 따라 대형 아시안마켓과 다양한 아시안 계열 레스토랑 등의 사업체들이 들어서는 추세가 요 몇 년 새 이어지고 있다.
답슨과 브로드웨이 로드 교차로에 메콩 플라자를 시작으로 0.5마일 남쪽으로는 최근 문을 연 AZ International Martketplace가 자리하고 있고, 두 블락을 지나면 한인 운영의 메사 아시아나 마켓(Mesa Asiana Market)과 이마트(E Mart 99+)가 있다. 조금 더 사우스 방향으로 내려가면 Lee Lee Market이 위치하고 있다.
H마트는 이전엔 한인고객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해왔지만 스토어 수가 확대되고 미주 내 아시안 커뮤니티가 확장됨에 따라 한인 위주에서 벗어나 아시안 푸드 전문점으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아시안 푸드 전문점 답게 H마트 매장에는 한국 관련 식품과 제품이 50%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안계 식품이 구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 유통업계 쪽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한인 A 씨는 "H마트가 메사시에 아리조나 첫 스토어를 오픈한다면 2만 명 정도에 불과한 한인 고객만을 보고 들어오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아리조나 내 중국과 베트남, 인도계 아시안들의 수를 모두 합치면 10만 명 이상이므로 아시안 고객을 주 타켓으로 삼고 아리조나에 진출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A 씨의 진단대로 센서스국이 발표한 공식자료에 따르면 아리조나 내 아시안 주민들의 수는 2010년을 기준으로 17만 6000명 가량이다.
아시안계 최대 인구수를 자랑하는 민족은 인도계 주민으로 3만 6000명 정도이며 그 뒤를 이어 필리핀계 3만 5000명, 중국계 3만 2000명, 베트남계 2만 4000명 정도로 집계됐다.
하지만 위의 수치는 2010년까지의 숫자이며 공식적 통계에 잡히지 않은 유학생, 주재원 등을 합치면 아리조나 내 현재 실제 거주 아시안 주민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피닉스를 포함한 밸리지역은 2010년 센서스 조사에서 미주 내 아시안 인구 밀집도가 높은 20개 메트로폴리탄에도 포함됐을 정도로 아시안계 고객들의 잠재적 파워가 상당한 지역으로도 분류된다.
아시안 주민 숫자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아시안 고객을 타켓으로 하는 대형마켓과 사업체들의 증가로 이어졌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H마트의 아리조나 진출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게 여러 한인들의 생각이다.
답슨 로드 상의 브로드웨이 로드부터 챈들러 블러버드 구간까지 이어지는 도로 선상 좌우로는 메사 아시아나 마켓, 이마트 등 한인마켓과 다수의 한식당을 포함해 한인 운영 사업체 10여개 이상이 거리 간격이 있지만 줄을 잇고 있는 모습이어서 답슨 로드를 중심으로 한 한인상권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왔다.
올 연말 경에 오픈을 준비 중인 새로운 한인마켓 '코리아나 마켓'과 현재의 자리를 떠나 길 맞은 편 크게 확장된 공간으로 옮기게 될 메사 아시아나 마켓, 그리고 여기에 H마트까지 매장을 오픈한다면 대형 한인마켓들 중심의 경쟁 구도 속에서 답슨 로드를 중심으로 아리조나 내 최초의 한인타운 탄생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