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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스에 

노란 색연필 꽂아

동그라미 그린 듯

 

정확히 둥근

밤하늘에 저 보름달은

누가 그려 놓은 걸까

 

사노라니

세월 바람에 긁힌 상처는

흉터 되어 남아있고...

 

여기저기 일그러진 내 모습이

혹 가여워 보인다면

 

저리 완벽한 솜씨로 

그가 다시 나를 

 

그리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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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보수(補數) -권준희

    컴퍼스에 노란 색연필 꽂아 동그라미 그린 듯 정확히 둥근 밤하늘에 저 보름달은 누가 그려 놓은 걸까 사노라니 세월 바람에 긁힌 상처는 흉터 되어 남아있고... 여기저기 일그러진 내 모습이 혹 가여워 보인다면 저리 완벽한 솜씨로 그가 다시 나를 그리시겠...
    Date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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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잊고, 떠나자 -최혜령

    쉼 없이 내리던 빗줄기 끝물 무렵 장마는 잠시 햇볕에 마르고 있다 하루 종일 엉거주춤 무얼 할까 어떻게 살까 우울함이 눅눅하게 가슴에 눌어붙어 있었는데 잦아든 빗소리가 반가워 우울을 제쳐두고 흠칫 떠날 채비를 한다 집만 나가면 된다 떠난다는 설레임...
    Date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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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시니어 골프팀 연회에서 -아이린 우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님아 박자 음정 다 틀린들 무에그리 대순가 젊었던 시절로 잠시 나를 데려다 준다 충무로 다방 문화가 예술의 향기로 가득하고 25시 주점 안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개똥철학으로 밤이 깊어갔었다 온 세상을 다 구할 것 같은 열...
    Date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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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떠나는 살구 -김종휘

    여름을 재촉하는 더운 바람 봄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떠날 채비를 하고 살구는 우두득 떨어진다 새 한마리 날아와 살구를 두어번 쪼아보고 훌쩍 날아 처마 끝에 앉아 봄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여인은 아쉬움을 줍다가 말랑한 것에 속아 한 입 베어 물고 한쪽 ...
    Date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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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희로애락 -제인송

    하늘에 달이 초승달일 때에도 반달이거나, 가득 찬 보름달이어도 그저 항상 아름다운 그런 달이다. 우리의 하루, 그리고 인생 또한 매일 행복으로 가득 차지 않아도 그저 그렇거나, 기쁘거나, 슬픈 나의 지나가는 그런 날이다.
    Date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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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어른의 눈물 - 권준희

    그녀가 울고 있네 뚝 하지 말아요 어른여서 참던 눈물 대신 긴 한숨이 길내진 곳 따라 흐르는 아픔이니까 장성한 그가 소리내어 울고 있어 나무라지 말아요 차라리 요란한 소낙비에 귀 기우려 봐요 이고 가는 구름 인생 버거울 때면 큰소리 나는 굵은 빗방울...
    Date202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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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집으로 가는 길 -최혜령

    어리숙한 저녁 무렵 등이 굽어 애환이 묻어나는 붉은 노을이 물든 서녘 퇴근길 헤드라이트 옆에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인생길 막막한 어둠을 뚫고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온 세상이 캄캄하더라도 방향을 잃지 않는다 헤드라이트는 늘 ...
    Date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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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그리움 열어두기 -아이린 우

    내 웃음 소리는 슬픔의 반 비례다 꾹꾹 눌러놓은 그리움이 봇물같이 터지는 소리다 산고를 통해 아기가 태어나듯 아픔을 견뎌내고 내 웃음이 태어난다 웃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으면 어떤가 상쾌한 웃음소리가 모두를 즐겁게 하면 된다 그러므로 나는 혼신의 ...
    Date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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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팥죽 -한제 안응환

    동짓날 텅 빈 하늘 붉은 달로 채워 놓고 아궁이 가마솥에 솔방울 불을 지펴 동티날까 끓인 팥죽 옹심이 가득 채워 한 사발 사립문 앞 한 사발 장독대 앞 고수레 고수레 마법 주문 외웠더니 묶은 해 쌓인 잡티 어느덧 간데 없고 담장 밖 은빛호랑이 장가간다 ...
    Date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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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갈증 -김종휘

    머뭇거리던 날들은 해를 넘기고 가버린 순간들이 아쉬움 되어 빈 가슴 적신다 목 마르다 갈증일까 애증인가 질문은 희뿌연 허공을 휘적거린다 소중했던 지나간 시간들이 가슴을 후비며 생채기를 내고 눈물되어 손끝을 적신다 그립다 목 마르다
    Date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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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단면 - 제인 송

    인생은 한 장의 수건을 하나의 걸레로 만드는 것. 더럽지만 누구에게 꼭 필요한 존재. 누군가가 빨아보려 펼쳐놓고 나니, 그건 한 편의 인생처럼 얼룩덜룩하고 때로는 너덜너덜하며, 저만의 향기를 지니고 아무나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형태.
    Date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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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 -권준희

    하루만 살고 간다 온종일 나랑 놀다 해 질 녘 수북하게 쌓여진 많은 새날들 중 달랑 한 개만 던져주고 등돌려 바삐 저 갈 길로 가버린다 다시는 날 보지 않겠다 맹세코 떠난 네가 어제라 불리우면 젖먹은 힘까지 다한들 장사라도 돌려 세울 재간 없고 내일아 ...
    Date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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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그때는 그랬었다 -최혜령

    매화나무 가지 사이 첫 꽃이 피었다 깨끗하고 순진한 재잘거림 뿌리는 물을 길어 올리려 안간힘을 쓴다 아기볼 같이 희고 때로 분홍이다 첫 마음은 그렇다 성근 햇살 아래 가슴 설레는 분홍이 다녀간 적 있다
    Date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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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망부석 되어 -아이린 우

    가슴 아프다는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그대 처음 사랑할 때 아펐던 가슴이 그대 다시 못 오시는 곳으로 떠나신 후에 다시 미어집니다 사랑의 크기와 추억의 무게가 더해져서 사랑을 할 때보다 더 큰 아픔이 시도 때도 없이 밀려와 가슴에 쌓입니다 울음을 참...
    Date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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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石坡 -안응환

    석파 정 백년 노송 세월을 자랑하고 쪽문 안 디딤돌 위 나막신 여전하네 난초향 사뭇 짙어 뜰안 속 그득 차니 석파는 오간데 없고 꽃나비만 늘 봄일세
    Date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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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단풍 -김종휘

    남은 삶을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그 열정에 감탄하네 연두색 이파리 희망을 알렸고 싱그럽던 푸르름은 추억이었던가 등 떠미는 세월을 어찌 할까마는 혼신을 다하여 마무리 하노라
    Date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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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행복한 놀이 -최혜령

    하루 왼종일 고향과 놀아서 행복했습니다 내가 살던 동네 나무들과 꽃들과 동무들과 놀았습니다 들녁의 익어가는 황금 빛 벼 논둑을 타고 뻗은 호박 잎새 작은 바람에도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이들과도 놀았습니다 빨강 노랑 주홍 자주 복숭아 색 단풍은 희미...
    Date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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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No Image

    사막의꽃

    사막의 꽃   메마른 광야에 보이는것도 느끼는것도 건조한 모습이네   그 건조함이 싫어 꽃을 보았지만 뜨겁고 건조한 날씨에 꽃은 메마르고 사람도 메말라 있네   사막에 꽃은 없는가 사막에 꽃은 화려할수 없는가 내가 꽃이되자   나를보고 환하게 웃을수있...
    Date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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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맛 과 멋 -아이린 우

    삼단같은 머리 동백 기름으로 단정히 빗어올려 은비녀로 쪽지고 하얀광목 앞치마를 동여맨후 우물가로 향한다 밤새 고인 깨끗한 물로 세수하고 부엌으로 들어서서 식구들 아침식사준비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천년 역사를 이어온 우리 민족은 이미 신석기후부터...
    Date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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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여름철 타올의 고민 -권준희

    내게도 가슴이 있소이다 사용후 내가슴을 활짝 펴 놔주시요 알알이 맺힌 물방울 삼켜주고서 습한채 겹쳐져 멋대로 걸려진 나 내몸에서 시간 타고 피어오를 쉰 냄새가 매우 걱정된다오 오늘도 동서남북 에선 눈물담은 소식들은 끊임이없다 긴한숨에 축축해진 ...
    Date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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