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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인 TSMC가 아리조나에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최첨단 공정 3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경제일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3일 이전보다 구체적인 소식을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가 2029년 말까지 아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서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대만 언론들은 이같이 밝혔다.

TSMC가 피닉스에 제1, 제2 공장에 이어 세번째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건 지난 4월에도 소식이 흘러나온 바 있다.

대만 언론들의 이번 보도는 피닉스 제3공장 건립에 대한 계획이 보다 구체화되고 있음을 짐작케 해준다.

TSMC는 이미 400억 달러(약 53조6천억원)를 투입해 피닉스에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두 곳을 건설 중이다.

첫 번째 팹에서 내년 상반기 4나노 공정 제품의 양산을 위한 공장 완공에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두 번째 팹에서는 2028년부터 나노시트 트랜지스터 구조의 2나노 공정 기술을 채택한 웨이퍼를 양산할 예정이다.

세 번째 팹에서는 2나노 이상의 최첨단 공정을 채택해 관련 웨이퍼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피닉스에 팹 3곳 모두가 완공될 경우 이 공장들의 클린룸 규모는 동종 업계 평균적인 팹의 2배에 달하게 된다

TSMC가 계획대로 피닉스에 공장 3개를 모두 완공시킨다면 약 6천여개의 고임금 하이테크 취업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샌드라 왓슨 아리조나 상무관리국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일 아리조나 주대만무역투자판사처에서 개최한 '국제과학기술산업 인재포럼'에서 “대만과 아리조나주는 수십년 이상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며 “주정부는 TSMC와 기타 반도체 산업 체인 제조업체의 투자를 환영할 뿐만 아니라 전자 제조를 포함한 다른 기업을 적극 초청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TSMC의 이러한 미국 투자 확대 계획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TSMC는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고객사와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TSMC가 피닉스에 3개의 공장 모두를 건설하게 되면 미국 전체 반도체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가속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대선 경합주'인 아리조나에 둥지를 튼 TSMC와 인텔이 상당한 수혜를 보게 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지난달 29일 기후변화 대응 관련 프로젝트를 가속화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바이든표' 환경정책에 대한 공화당의 공세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를 취임 첫날에 끝내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바이든 정부를 지속적으로 자극해왔다.

여기에는 두 가지 조치가 포함됐다. 

첫째는 미국 공공 토지에 대한 재생에너지 용지 선정·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두 번째 조치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청정 대기 크레딧’ 제도에 새로운 상쇄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차량을 보유한 기업은 디젤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거나 개조했을 때 연방정부로부터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은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과징금을 부과하는데, 크레딧이 있으면 해당량만큼의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고 이 크레딧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조치는 아리조나주의 마리코파 카운티에만 조건부로 적용된다. 

마리코파 카운티는 TSMC와 인텔 등이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인 곳이다. 

백악관은 "미국 반도체 제조의 중심지인 아리조나주의 마리코파 카운티는 미국의 미래에 필수적인 반도체 공장을 계속 건설하고, 주민들은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환경'이란 대표 정책을 밀고 가면서 자신의 '치적'으로 꼽히는 반도체 기업의 애로점을 해결하고, 경합주의 표심도 다지는 '1석3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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