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사는 다프네 구에레즈는 지난 2012년부터 병마와 싸우면서 오른쪽 눈 시력을 잃게 됐다. 그리고 3년 뒤인 2015년 11월, 왼쪽 시력마저 잃게 되면서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이 됐다. 뇌에 생긴 종양으로 인해 뇌압이 상승했던 게 원인이었다.
담당 의사였던 앤 보릭은 "뇌압이 너무 높이 오르면 시신경을 눌러 시력을 잃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된다. 일단 한번 시력을 잃게 되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고 구에레즈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이 넷을 기르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구에레즈는 하느님에게 늘 기도했다. 아이들 얼굴을 한번이라도 다시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어린 아이들이 돌봐야 할 자신이 오히려 아이들의 돌봄을 받아야 할 지경에 처한 구에레즈는 간절한 심정을 담아 그렇게 기도했다.
그렇게 절망 속에 시간을 보내던 구에레즈는 지난해 1월, 피닉스시에 있는 세인트 조셉 매로나이트 성당에 찾아가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위샘 아키키 신부에게 고해성사도 바쳤다.
그때 구에레즈는 뭔가 몸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그리고 구에레즈는 그 다음날인 일요일, 이 성당 미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미사 중 바로 전날 느꼈던 신체의 이상한 기운을 또 한번 감지했다.
다음날인 월요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마치 눈이 불에 타는 것 같은 뜨거움을 느낀 것이다. 그리고 1월 18일, 구에레즈는 놀랍게도 시력을 되찾았다. 그녀는 곧바로 의사에게 달려갔고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의사들이 번갈아 가며 진료했다. 사흘 뒤 그녀의 시력은 완전히 회복됐다고 의사들은 확진 판정을 내렸다.
그녀를 진료했던 의사 보릭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구에레즈를 데리고 다른 2명의 전문의에게 진료를 부탁했다.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진찰한 다른 의료팀과도 얘기를 나눠봤지만 사실, 의학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일이 일어난 뒤 매달 18일, 구에레즈가 시력을 되찾은 그 날을 기념해 세인트 조셉 매로나이트 성당에서는 특별 미사를 올리고 있는데 매번 수백 명이 참석하고 있다. 독일과 볼리비아, 캐나다와 호주, 그리고 예루살렘까지, 세계 각국에서 사람들이 이 성당을 찾아오고 있다. 이곳에서 일어난 기적이 사람들의 믿음을 북돋고 있는 것이다.
구에레즈에게 일어난 일이 진짜 종교적 힘에 의한 기적인지, 아니면 현재의 의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변인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다만, 네 아이의 엄마 구에레즈는 그녀가 시력을 잃은 뒤부터 간절히 기도했던 대로 이제 다시 그녀를 돌보아 온 사랑스러운 자녀들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