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투산 경찰이 트럼프 정부 반이민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던 80대 노인을 밀쳐서 넘어뜨리고 다른 노인들에게 최루액을 발사했다.
당시 화면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민자 없는 날' 시위가 벌어졌던 지난달 16일.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투산 경찰관의 제복에 부착된 바디캠에 담긴 영상을 보면 경찰 여러 명이 달려들어 바닥에 쓰러진 시위자를 체포한다.
86살 할머니가 경찰 과잉 진압에 항의하자 한 경찰관이 강하게 밀쳐 넘어트리고 체포를 한 것이다.
쓰러진 할머니를 도우려 다가가는 다른 할머니에게도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발사한다.
얼굴에 페퍼 스프레이를 맞은 이는 65세의 은퇴교사인 로랜드 베이커로, 그녀는 단지 넘어진 할머니를 도와주려 했을 뿐이었다.
당시 이 장면을 가까이서 목격한 한 시민은 "이날 시위는 온 가족들이 참여하는 평화 시위였다. 아이들도 있었고 노인들도 많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사람들을 체포하고 페퍼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증언했다.
당시 동영상이 공개된 후 80대 할머니까지 과도하게 진압한 것은 너무 심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투산 경찰은 "일부 시위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다른 시위자들이 체포를 방해해 일어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변명했다.
크리스 매그너스 투산 경찰국장은 "경찰이 일부 시위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이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날 시위에서 총 4명을 체포했는데 그 와중에 경찰 1명이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벌어진 일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을 내놨다.
매그너스 국장은 이어 "시위 장소에서 촬영된 영상들을 모두 살펴봤지만 그날 경관들의 대응은 아주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위대는 시종 평화적인 시위였는데도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당시 상황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