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피닉스에서 11개월 동안 최소 12차례에 걸쳐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총격 살인을 저지른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 연쇄 총격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피닉스 경찰은 8일 연쇄 총격 용의자 애런 서세도(23)를 연쇄 총격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그에게는 살인, 1급 폭행, 차량운전 총격 등 26건의 중범죄 혐의가 적용됐다.
서세도는 2015년 8월 자신의 어머니 남자친구인 라울 로메로(당시 61세)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서세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미궁에 빠졌던 '연쇄 거리 총격범'이라는 자백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서세도는 2015년 8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1개월 동안 피닉스 인근 지역인 메리베일 일대에서 최소 12차례에 걸쳐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에게 총격을 받아 사망한 피해자는 모두 9명이며, 2명은 총격을 받았으나 무사히 생명을 건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피해자 가운데엔 12살 아이도 있었다.
특히 피해자 중에는 어머니 남자친구인 로메로를 제외하고는 모두 연쇄 총격범 서세도와는 관련이 없는 무고한 시민인 것으로 드러났다.
용의자는 어두워진 뒤에 희생자들을 따라가 그들의 집 밖에서, 아니면 승용차 안에 앉아있는 상태에서 권총을 발사해 살해했다.
제리 윌리엄스 피닉스 경찰국장은 사건 브리핑에서 "피해자들은 가족을 방문하다가, 직장에서 집에 돌아오다가 혹은 앞마당에서 거닐거나 차 안에 있다가 서세도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연쇄 총격 사건에서 목격자들과 생존한 피해자들로부터 총격범이 날씬한 몸매를 가진 젊은 히스패닉 남성이라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구체적인 인상착의를 기억하지 못하는 바람에 수사에 애를 먹기도 했다.
게다가 서세도는 2015년 로메로를 살해한 권총을 전당포에 팔아넘기고 범행에 다른 권총을 사용하는 지능적인 범죄 행각을 보였다.
2015년 7월부터 8월 한 달 동안 피닉스시 소속으로 임시 버스 운전기사를 했던 서세도는 적색 신호등 위반으로 사진이 찍히면서 경찰에 주목을 받아왔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피닉스 경찰은 서세도의 범죄행각과 관련해 정보를 제공한 익명의 제보자에게 7만5000달러의 현상금을 전달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제보자와 제보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는 않았다.
피닉스 경찰은 "서세도의 범행동기가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고 전하고 "이번에 붙잡히기 전 서세도는 범죄로 인한 체포 경력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언론들의 보도에 의하면 서세도는 이전까지 어떠한 범죄경력도 없었으며 23살의 젊은 나이임에도 그 또래들이 흔히 하는 SNS 상의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흡사 '그림자'처럼 눈에 띄지 않게 살아왔다.
주택 리모델링 작업인부, 버스운전기사 등 저임금의 직업들을 전전해온 서세도는 한 달 평균 1000달러 가량의 수입을 벌었으며 어머니와 한 집에 살면서 생활해왔다.
피닉스의 한 공립고등학교를 다닌 그에 대해 해당 학교 교사는 "서세도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연쇄살인사건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산 호세 대학의 마이크 러스티건 교수는 "서세도처럼 정신병력이나 범죄경력이 전무한 연쇄살인범의 경우 그 정체를 알아내기가 무척 힘들다"며 "아마도 첫 살인의 경험에서 느낀 어떤 감정이 연쇄살인의 길로 접어드는 기폭제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스티건 교수는 "연쇄 총격 살인 행적으로 봐 그는 경찰과 쫓고 쫓기는 게임을 즐긴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세도는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과는 달리 현재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