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을 출연시킨 키즈 채널로 인기를 끈 아리조나의 '엄마 유튜버'가 카메라 뒤에서는 아이들을 감금하고 학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피닉스 경찰 당국은 20일 아동 학대와 성추행 및 불법 감금 혐의 등으로 어린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온 마셸 홉슨(48)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3일 피닉스에 있는 홉슨의 자택에서 영양실조와 저체중에 시달리던 아이들을 발견하고 아리조나 아동보호국의 보호 아래 격리했으며, 홉슨과 그를 도와온 성인 아들 2명을 붙잡았다.
홉슨은 자신이 입양한 어린 자녀들을 상대로 훈육을 한다는 이유로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물과 음식을 주지 않은 채로 며칠씩 옷장에 가두었으며,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얼음물 목욕을 시킨 등의 학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들은 유튜브 영상을 찍을 때 가르쳐준 대로 연기하지 못하면 벌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총 7명으로 홉슨이 입양한 아이들이다.
이들의 나이는 3살부터 15살까지로 모두 미성년자였다고 경찰 당국은 밝혔다.
홉슨은 이 아이들 외에 본인이 낳은 성인 자녀 4명도 있다.
홉슨의 성인 자녀 가운데 딸 한명이 경찰에 학대 사실을 신고했다.
홉슨은 총 두 건의 아동 성추행 혐의와 일곱 건의 아동학대 혐의, 다섯 건의 불법 감금 및 아동 방치 혐의로 수감 중이며, 미성년자 학대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체포된 홉슨의 아들 두 명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러나 홉슨은 아동 학대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신이 사용한 유일한 처벌 방법은 엉덩이를 때리거나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한 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홉슨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판타스틱 어드벤처'에 '과자를 훔치는 아이들' '초능력이 있는 소년'과 같은 단막극 30여편을 올렸고, 거기에 자녀들을 출연시켜 2억5000만 뷰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홉슨은 입양한 7명의 아동들이 슈퍼히어로 복장을 입고 모험을 하거나 다양한 상황극에 맞춰 연기를 하는 모습을 담은 콘텐츠를 이 채널에 올려 약 80만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여러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심각한 성적 학대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아동들은 홉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남자 아이의 경우 생식기에 피가 날 때까지 꼬집었고 여자 아이들에겐 주요 부위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는 충격적인 진술을 했다.
경찰이 처음 아이들을 발견했을 때 안색이 창백하거나 체중 미달로 보이는 경우가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조사에서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고 진술했다.
또 한 명은 "몇 년 동안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고 밝혔다.
홉슨은 이 채널을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번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지표 추적 사이트인 소셜블레이드는 '판타스틱 어드벤처' 채널이 매달 8900달러에서 14만2400달러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튜브 측은 홉슨의 영상에서 수익이 더이상 발생하지 못하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현재 홉슨의 채널은 '커뮤니티 가이드를 위반해 계정이 해지됐다'는 문구와 함께 폐쇄된 상태다.
홉슨의 범행이 알려지면서 그의 이웃들도 큰 충격에 빠졌다.
홉슨의 이웃 중 한 명인 사리사 프라구아는 2년 전 홉슨 가족이 이사 온 뒤로 이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으며, 홉슨의 아이들이 또래처럼 운동장에서 노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여름 홉슨의 성인 아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영상을 찍는 것을 보았는데, 카메라가 비추지 않을 때 아이들의 표정이 즐겁지 않아 보였다면서 "이상한 광경이었지만 이런 일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