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구 귀여워라~ 너 어디서 왔니?"
바닥을 기어 다니는 아기 고양이들을 보며 활짝 웃는 할머니.
솜방망이를 흔들며 바둥거리는 고양이를 번쩍 들어 품에 안은 할머니 주위로 노인들이 모여 웃음을 터뜨린다.
적막만 흐르던 치매 요양원에 밝은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손바닥만 한 아기 고양이들이 요양원에서 지내게 된 날부터 점차 요양원에 드리워진 짙은 그늘이 걷혀갔다.
수 년전 여러 매체에서 방송돼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던 한 영상이 최근 온라인 상에서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방송된 영상의 배경은 아리조나주 오로밸리에 위치한 카탈리나 스프링스 메모리케어(Catalina Springs Memory Care).
이곳은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이 간호인들의 보살핌 속에 살고 있는 요양원이다.
행복했던 기억조차도 없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노인들은 늘 어두운 표정으로 멍하니 앉아있었고 이런 모습은 간병인들과 간호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이런 노인들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기 시작했고 마치 화창한 봄날처럼 요양원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요양원에 태어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작고 사랑스러운 아기 고양이 터틀(Turtle)과 피치스(Peaches)가 왔기 때문이다.
이는 레베카 해밀턴이라는 한 간호사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매일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치매 노인들의 삶에 의미를 더할 수 있는 새로운 활동을 찾고 있었고 어미와 집사에게 버려져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보호 센터의 고양이들을 떠올렸다.
레베카는 아기 고양이 터틀과 피치스를 데려와 노인들에게 돌보게 했고 이를 '보틀 베이비즈'라 이름 붙였다.
많은 이들이 스스로도 보호하기 힘든 치매 노인들이 고양이를 보살필 수 있을지 의아해했지만 레베카의 예상대로 지속적인 관심을 필요로 하는 아기 고양이들을 키우는 것은 노인들에게 오히려 큰 도움이 됐다.
노인들은 어미를 잃은 고양이들에게, 고양이들은 기억도 잃고 삶의 기쁨도 잃은 노인들에게 안식처가 돼줬다.
그리고 기적이 찾아왔다.
아기 고양이들을 기르던 노인들이 조금씩 기억을 찾은 것이다.
레베카는 "아기 고양이들을 아기로 인식하고 젖병을 물리면서 인간의 본능이 자동으로 발동했다"면서 "이런 활동으로 근육 기억(Muscle Memory)이 다시 사용되고 움직임이 반복되면서 기억력이 되살아났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델마 브래드필드라는 한 환자는 어린 시절 19마리의 고양이들을 기른 것을 기억해냈다.
고양이들을 보면서 농장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 유모차에 고양이를 싣고 다닌 것, 옷을 입혀준 것처럼 세세한 내용까지 기억해냈다.
고양이들은 요양원에서 자란 후 몸무게가 두 배 이상 불며 잘 자라났고 치매 노인들의 병세도 나날이 호전됐다고 한다.
이같은 이야기는 지난 2016년 ABC뉴스, 영국 데일리메일 등 매체에서 주목하며 화제가 됐고 지금까지도 그 영상이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며 많은 이들에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