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아리조나 코요테스가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진 신인 선수 지명을 결국 철회했다.
AFP통신은 지난달 30일 아리조나가 10월 초 NHL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지명한 미첼 밀러(19)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지역 최대일간지 아리조나 리퍼플릭지에서 밀러의 과거 학교폭력을 폭로한 지 사흘 만이다.
아리조나 리퍼플릭은 밀러가 2016년 또래 친구들과 함께 발달장애가 있는 흑인 급우인 아이제이아 메이어-크로더스를 집단으로 괴롭혔다고 고발했다.
보도에는 밀러가 메이어-크로더스에게 화장실 소변기 오줌을 묻힌 캔디를 빨도록 하고,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인 '브라우니', '니그로' 등으로 부르는 등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밀러는 오하이오주의 학교안전법을 위반한 혐의가 인정돼 소년부 법정에서 25시간 지역 봉사 처벌을 받았다.
아리조나 구단은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여론이 들끓자 빌 암스트롱 단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밀러가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제2의 기회를 주고자 한다"며 "그가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다른 이들에게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구단도 돕겠다"고 발표했다.
아리조나는 지난해 드래프트 규정 위반으로 올해 2라운드 지명권을 몰수당했고, 1라운드와 3라운드 지명권은 트레이드에 활용했다.
아리조나 구단으로선 4라운드에 지명한 밀러가 실질적인 1라운드 픽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주저할 수밖에 없었던 아리조나 구단은 인종차별 논란과 결합해 비난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아리조나 구단은 "우리는 이 문제의 전체 세부 사항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됐고, 메이어-크로더스 가족에게 입힌 충격도 알게 됐다"며 "우리 구단의 핵심 가치와 비전을 고려했을 때 타협할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에 지명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