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에서 오랫동안 공화당의 주의원과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짐 콜베(80) 전 의원이 3일 타계했다.
더그 듀시 아리조나 주지사는 이날 콜베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일요일인 4일 일몰까지 주 전체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고 AP통신 등 미 주요 매체들이 보도했다.
콜베 의원은 아리조나 주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다가 1984년 아리조나주 출신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됐고, 하원에서도 다른 공화당원들과 달리 자유무역과 이민 노동자 초청건 등으로 당론과 다른 의견을 내놓으며 마찰을 빚어 화제를 모았다.
1996년에는 그가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연방정부의 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이유로 한 정부기관지가 그를 축출하려 하는 것을 알고 난 뒤에 마지 못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식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면서도 자신이 동성애자 권리 운동의 총아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처음으로 공화당의 게이와 레즈비언 전국 모임에서 연설하면서 "동성애냐 아니냐 하는 것은 오늘도 그렇지만 나의 인간에 대한 척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6년 그의 11회차 임기를 끝낸 뒤 연방하원의원직에서 은퇴했다.
나중에는 자신의 파트너 헥터 알폰소와 결혼했다.
듀시 주지사는 콜베 의원이 아리조나주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한 일생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콜베 의원은 언젠가 자신에겐 의원직이 '천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그랬다. 그래서 아리조나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듀시 주지사는 말했다.
다른 선출직 인사들도 콜베 의원이 정계나 환경운동 방면에 진출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후원자와 상담역이 되어주었다고 회고했다.
아리조나주 피마 카운티의 샤론 브론슨 감사원장은 "피마 카운티를 비롯한 아리조나 남부 지역 사람들은 짐 콜베 의원을 언제나 신뢰하고 따랐다"고 말했다.
최근 주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매트 그레스 의원 역시 콜베 의원이 정치적 개척자라고 말했다.
그는 "콜베 의원 덕분에 성소수자 단체 소속인 사람도 그 사실과 무관하게 선출직 의원이 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콜베의 정치 활동은 15세 때 아리조나주 출신인 고 배리 골드워터 연방상원의원의 워싱턴 사무실에서 조사원으로 일하면서 시작됐다.
노스웨스턴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에서 경제학 전공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해군에 복무한 뒤 베트남에도 파병되어 의회의 무공훈장을 받았다.
콜베 의원은 일리노이 주지사 사무실과 부동산계에서 한 때 일하다가 아리조나주에서 정계에 정식 입문했다.
1976년 아리조나주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어 1982년까지 의원직을 지냈고 1985년 미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콜베 의원은 하원에서 자유무역 지지, 국제 개발사업과 이민 문제, 사회보장제도의 개혁 등에 힘쓴 것으로 유명했다.
생산비가 액면가에 비해 과다하다는 이유로 1센트짜리 동전 폐지운동도 펼쳤으나 실패했다.
그는 미군 내의 동성애에 대한 "묻지도 대답하지도 말자"는 분위기를 없애는 법안을 여러 차례 공동발의했고 공화당의 성소수자(LGBT) 대표단체에도 활발하게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