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투자보다 3배 증액한 400억달러, 미국 역사상 외국인 직접투자 최대규모
2024년 1공장, 2026년 2공장 가동되면 1만3000여개 고 급여 일자리 창출 예상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아리조나 공장을 6일 방문했다.
또한 같은 날 TSMC 아리조나 공장에는 장중머우(모리스 창) TSMC 창업자 겸 전 회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등 산업계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TSMC 공장 장비반입식에 참석, 미국 제조업 부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람들이 실제 삶이 나아지는 것을 통해 긍정적 느낌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가장 흥분된다. 21세기 경제 경쟁에서 우리는 잘해가고 있다"고 말한 뒤 "미국의 미래가 지금보다 더 낙관적인 적이 없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4월 TSMC는 미국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20억달러 투자를 발표했고, 내년 첫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라며 "오늘 TSMC는 두번째 투자를 발표했고, 여기 피닉스에서 3나노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반도체를 개발했음에도 현재 미국의 반도체 생산은 세계 생산의 10%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반도체 등 핵심 분야에서 제조업 부활 의지 역시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TSMC와 같은 기업 대표들에게 미국이 필요로 하는 제조업 분야에 상당한 양의 투자를 진행할 경우, 업계를 끌어들일지 아니면 밀어낼지에 대해 질문했었다"며 "나는 미국의 미래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더 나은 미국을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9일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위치한 SK실트론 CSS 공장을 방문, 공급망 재구축을 비롯한 제조업 부흥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중국과 같이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에 의존하는 대신, (앞으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은 여기 미국이 될 것"이라면서 "더 이상 인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리조나에 총 400억 달러 투자
기존 투자금의 3배 이상의 추가투자계획을 밝힌 TSMC는 2024년 가동 예정인 아리조나 1기 공정 팹 공장에서 4나노 반도체 칩을 생산하고, 1공장 인근에 건설해 2026년 가동을 시작할 2기 공정 팹에서 3나노 반도체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두 팹의 총 투자액은 400억 달러(약 52조7천억 원)에 이른다.
TSMC는 두 번째 팹 공장까지 완공되면 웨이퍼의 연 생산량이 60만 장을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현재 건설 관계자 1만 명 외에도 2기 공정 팹에서 4500명의 직접 고용 등 아리조나의 두 공장을 통해 1만3000개의 급여 높은 기술적인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TSMC는 전망했다.
TSMC의 이번 투자는 아리조나주 사상 최대 규모의 직접투자이자 미국 역사상 최대의 외국인 직접투자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아리조나 공장의 목표가 미국에서 가장 선진의 반도체 제조 공정 기술을 운용해 앞으로 수년간 차세대 고성능 및 저전력 컴퓨팅 제품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린에너지를 이용한 제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공업용 재생수 공장이 완공되면 해당 팹에서 공업폐수 등 액체 배출이 거의 제로(0)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리조나주 공장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사용한 고객사들의 연간 매출도 4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 아리조나 생산 반도체 사용 선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TSMC의 아리조나주 공장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사용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6일 CNBC에 따르면 쿡 CEO는 이날 TSMC의 아리조나주 피닉스 공장 장비 반입식에 참석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이 반도체들은 자랑스럽게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라는 도장을 찍을 수 있게 됐다"며 "이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TSMC 아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용 A시리즈, 맥북용 M시리즈 칩과 함께 엔비디아의 그래픽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4나노 및 3나노 반도체를 제조하게 될 예정이다.
쿡 CEO는 "오늘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TSMC의 전문성과 미국 근로자들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창성을 결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밝은 미래에 투자하고, 아리조나 사막에 우리의 씨앗을 심고 있다"며 "그리고 애플이 그 성장을 돕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는 TSMC에 대해 "반도체 회사 그 이상의 기적을 이뤄내는 기업"이라고 평가했고, 리사 수 AMD CEO는 역시 "TSMC 없이는 우리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TSMC의 과감한 미국 내 투자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