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 아리조나주 윌리엄스 인근 I-40 프리웨이에서 발생한 대형 교통사고와 관련해, 당국은 추가로 발견된 유해가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들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키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는 13일 오후 3시 27분경 윌리엄스 인근 I-40 서쪽 차선에서 발생했다.
겨울폭풍으로 인해 눈과 얼음으로 덮인 도로에서 대형트럭 한 대가 미끄러지면서 연결되어 있던 트레일러가 ‘ㄱ’자로 구부러지는 잭나이프 현상을 보였고, 이를 피하려던 다른 차량이 통제력을 잃고 연쇄 추돌을 일으키면서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에는 총 22대의 차량이 연루되었으며, 이 중 13대는 승용차, 5대는 상업용 차량, 나머지는 트레일러였다.
최초 이 사고로 최소 두 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는 아리조나 주민 후안 벨트란 산체스와 에블린 데이비스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23일, 아리조나 공공안전국(DPS)과 코코니노 카운티 셰리프국(CCSO)은 사고에 연루됐던 한 차량에서 추가 유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사고에 연루된 이 차량이 BMW SUV임을 확인했다.
이는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했던 렌터카와 동일한 차량 유형이다.
실종된 한국 관광객은 김정희(54세), 김태희(59세), 이지연(33세) 씨로, 이들은 그랜드캐년을 방문한 뒤 라스베가스로 이동 중이었다.
GPS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의 렌터카는 사고 당시 윌리엄스 인근 I-40 프리웨이 선상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이번 사고로 인해 발생한 화재가 20시간 이상 지속되며 차량과 도로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고, 높은 온도로 인해 유해 식별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고 밝혔다.
야바파이 카운티 검시소는 발견된 유해가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들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DPS의 에릭 엔드류스 공보관은 “심각한 화재 피해로 인해 번호판과 차량 식별번호(VIN)조차 확인할 수 없어 이 차량이 실종자들이 탔던 것이라고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엔드류스 공보관은 이어 “추가적으로 발견된 소량의 유해도 같은 사람의 것인지, 서로 다른 사람의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DPS와 CCSO 측은 "모든 관련 기관들이 협력하여 발견된 유해가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들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재의 강도와 피해 규모로 인해 식별 작업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가족과 대중에게 인내심과 이해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영사관 측과 연계해 유해의 신원식별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역 수사 당국이 사고 발생 후 10여 일이 지나서야 BMW 차량이 이번 연쇄추돌사고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주장도 있다.
사고 직후 보다 신속한 현장 감식이 이뤄졌다면, 차량 정보 확인과 유해 분석, 사망자 파악이 좀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