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물도록
잰 걸음으로 걸어온 시간이었습니다
한해가 잠시 잠깐입니다
문득 뒤돌아본 발자국엔
온갖 기억들이 머물러 있습니다
수많은 헛발질로 살아온 나는
못내 아쉬운 마음만
아프게 아프게 꽃으로 피어납니다
세상은
해가 뜨면 거품 많은 세상이었고
해가 지면 허공 깊은 고요였습니다
풀지 못한 기억들은 차마
눈길을 지우지 못한 채 하늘을 맴돕니다
나는 허물의 이력들을 마른기침으로 토해내고
낯선 소망 하나 띄워 올립니다
끝이 보이지 않아도
꿈을 타고가는
하늘 아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