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아들은 그게 제 잘못인줄 알았나 봐요. 계속 '죄송하다, 죄송하다'고 하더니 울기 시작했어요."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사는 조지 알바라도는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린 아들 지오바니가 개 앨러지 증상으로 비행기에서 쫓겨났을 때, 승객들이 박수를 치며 깔깔댔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5일 언론들은 가족의 사연을 전하며 "끔찍한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지난달 22일 워싱턴주 벨리엄에서 피닉스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다. 그런데 아들이 갑자기 심한 앨러지 증상을 보였다. 재채기를 심하게 했고 온몸을 긁기 시작했다. 심한 두드러기 증상에 고통스러워했다.
알바라도는 이 사실을 승무원에게 알렸다. 승무원은 규정에 따라 이 일을 의사와 상의했고 의사는 지오바니가 내려야 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비행기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를 본 승객들의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몇몇 승객들은 지오바니를 향해 웃기 시작했고 또 다른 이들은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오바니 때문에 비행기가 연착된 것에 불만이 쌓인 이들은 대놓고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항공사 승무원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었다. 아들의 앨러지 증상을 호소하자 한 승무원은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모든 비행기엔 개 한 두마리 쯤은 꼭 타고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대응 자세를 보였다.
비행기에서 내리던 중 어린 지오바니는 "죄송하다"라고 말하며 서럽게 울었다.
탑승객들의 반응도 서러웠지만 지오바니가 속상해했던 속사정도 있었다. 후두암 말기에 처한 아빠 알바라도와 워싱턴 주에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기 때문. 특히 이 여행은 알바라도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여행이기에 더 특별했다.
이에 대해 지오바니는 피닉스 지역 TV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슬프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며 "추억을 만들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돼버려 정말 슬프다"라고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알바라도 역시 "아빠로서 참 암담했다. 우리가 내릴 때 박수를 치는 사람들을 봤다. 나는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라며 "우리 모두 언제 생을 마감할 지 모르는데 살면서 다른 이들에게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지오바니의 엄마인 크리스티나는 "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이기적이고 잔인할 수 있는 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Allegiant 항공사는 지오바니 가족이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이미 모든 비행기가 만석이어서 이틀 뒤에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건이 불거지자 항공사는 가족을 직접 찾아가 난감한 상황을 겪게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