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주 피닉스시가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측에 현재 TV에 내보낸 광고를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관이 제복을 입고 선거 광고에 등장한 것은 위법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리조나 리퍼블릭 등 언론들에 따르면, 피닉스시 소속 변호사인 브래드 홈은 트럼프 캠프가 근무 중인 경찰의 제복과 같은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무단으로 광고에 사용해 연방법과 주법을 어겼다며 즉각적인 광고 중단을 요청하는 편지를 트럼프 측에 지난달 29일에 보냈다.
홈 변호사는 광고에 등장한 피닉스 경관들이 사진 촬영이나 동영상 녹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근무 중 제복을 입은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하는 것을 승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939년에 제정된 연방법엔 연방정부 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직무상 선거 중립과 정치활동 금지를 규정한다.
피닉스시 역시 시 공무원들이 제복이나 관복을 입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한다. 다만, 제복 또는 관복을 벗고 공무원이 특정인을 지지하는 것은 허용한다.
'무브먼트'라는 제목의 트럼프 대선 광고는 2주 전부터 피닉스 지역에서 전파를 탔다.
광고 중 '함께'라는 대목에서 트럼프는 피닉스 경찰국 소속 경관 6명과 악수를 한다.
아리조나 리퍼블릭지는 지난 6월 18일 유세 차 피닉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가 활주로에서 경찰들과 악수할 때 찍은 장면을 선거용 광고에 편집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최대 경찰 노조인 미국경찰공제조합은 이달 초 트럼프를 공식 지지한다고 선언했지만, 경찰 개인이 공무 중 특정 후보 선거운동에 자신의 이름이나 이미지 등을 사용하도록 허락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 노조인 미국경찰단체협회는 특정 대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켄 크레인 피닉스 경찰 노조 대표는 피닉스시가 11월 8일 대선 전까지 트럼프의 광고를 매체에서 끌어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면서 시 변호사의 편지는 다른 지자체 공무원의 선거 광고 출연을 단념케 하는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10월4일 화요일 오후 프레스캇 밸리를 찾아 유세 연설을 벌였다. 이번 선거기간 중 6번째 아리조나 방문이다.
이날 방문에서 트럼프 후보는 이민문제 비용, 북미자유무역협정, 흑인 청소년 이슈 등을 언급했다.
특히 전날인 3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큰 업적으로 꼽는 '오바마케어'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연설을 한 것에 대해 트럼프는 아리조나 유권자들 앞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드디어 오바마케어의 진실을 얘기했다. 오바마케어를 보기좋게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빌 클린턴은 아주 정직한 사람"이라며 그의 발언을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