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에서 10대 청소년이 랩음악을 듣는다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4일 새벽 1시 45분 경 아리조나주 피오리아에서 일라이자 알아민(17, 상단사진)이라는 이름의 청소년이 써클 K 편의점을 찾았다가 마이클 폴 애덤스(27)가 휘두른 칼에 목이 찔려 숨졌다.
목격자들은 당시 알아민이 애덤스를 자극할만한 그 어떤 말이나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유족들은 알아민이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다가 편의점에 들른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팔과 손, 다리에 피가 묻은 채로 도망치다 경찰에 체포된 애덤스는 이 가게 밖에 세워진 소년의 차량에서 랩음악이 흘러나와 살해했다고 경찰에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그는 랩음악을 듣는 유색인종으로부터 과거 공격을 당한 적이 있어 랩음악을 들으면 불안정해지며, 랩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그 자신은 물론 지역사회에 위협이 되는 존재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서에서 "애덤스가 자신과 지역사회를 보호하려면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 같다"고 추정했다.
애덤스는 1급 계획 살인 혐의로 구금됐으며 보석금으로 100만달러가 책정됐다.
애덤스의 변호인은 그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교정국은 "심각한 정신적 질환을 나타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알아민의 어머니는 살아있었다면 오는 28일 18세가 되는 아들이 미국의 인기 래퍼인 제이지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며 원통해 했다.
그는 "마약이나 술, 담배도 안하던 아이다. 음악을 사랑하고 일을 좋아했으며 자신의 목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소년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트위터 등 온라인에선 '일라이자를 위해 정의를'(JusticeForElijah)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글이 잇달아 올라오며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코리 부커(민주·뉴저지) 의원도 지난 8일 트위터에 "또 한 명의 아이가 극악무도하고 정당한 이유 없는 행위로 살해당했다. 법무부는 이 증오에 의한 범죄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