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두 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살인범이 30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3일 CBS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아리조나주 마리코파 카운티 법원에서는 여성 2명을 죽인 혐의로 기소된 브라이언 패트릭 밀러(49)에 대한 재판이 30년만에 열렸다.
밀러는 1급 살인, 납치, 성폭행 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30년 전인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11월 앤절라 브로소(사망 당시 22세)가 아리조나 북부 피닉스 지역 운하에서 자전거를 타던 중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브로소는 신체가 크게 훼손되고 옷이 벗겨진 채 자전거 도로 근처에서 발견됐다.
약 10개월 후인 1993년 9월 당시 17세이던 멜라니 버르나스도 같은 운하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살해됐다.
시신은 강물에 떠 있는 채로 발견됐다.
피닉스 경찰은 두 사건의 현장에서 DNA를 발견했고 가해자가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그러다 사건이 발생한 지 23년이 지난 뒤에 경찰은 당시 확보한 DNA가 밀러의 것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체포했다.
밀러에 대한 재판은 그가 심신미약이라는 점을 고려해 그동안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전 사건을 보도한 아리조나의 매체 윌리엄 헤르만 기자는 "나는 언젠가 이 사건이 해결될 줄 알았다"고 반겼다.
한편 피닉스 지역의 코스프레, 공상과학 소설, 공포 컨벤션 마니아들에게 밀러는 어느 정도 유명인이었다.
그는 이런 행사 때 뒷좌석에 마네킹 좀비를 태운 채 트렁크에 '좀비 헌터'라는 글씨가 적힌 옛 경찰차를 타고 다녔다.
또한 밀리는 그런 코스프레 복장으로 태연하게 경찰 관계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