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주정부가 멕시코 국경지대에 화물운반용 컨테이너를 쌓아 건설하던 임시 국경 장벽의 공사를 중단하고 이미 설치한 것도 철거하는 안을 연방정부와 합의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아리조나주 더그 듀시(공화당) 주지사는 그 동안 연방정부 소유지인 코로나도 국립수목원을 점유한 이 컨테이너 장벽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여 왔으며 21일 피닉스의 연방지법에서 이를 철거하기로 합의했다고 법원 기록을 통해 밝혔다.
이 수목원은 국경지대에 걸쳐 있는 유일한 국립 수목원이다.
이번 합의로 아리조나주는 남동부 코치스 카운티의 오지에 있는 샌 라파엘 밸리와 유마 지역에 이미 건설된 컨테이너 장벽도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이 지역은 미 내무부의 토지복원국이 코코파 인디언 보호지역의 토지를 수용해 장벽을 건설한 곳이다.
이런 철거 작업은 1월 4일까지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으로 모두 완수해야 한다.
아리조나주 당국은 이를 위해 연방 산림청 대표들과 협의를 진행한다.
듀시 주지사는 오래 전부터 컨테이너 장벽은 임시 건축물이라고 주장하면서 기존의 영구 장벽 사이의 남아있는 공간을 연방 정부가 언제 건설해 채울 것인지 추궁해왔다.
아리조나주는 지난 8월 멕시코 국경 곳곳의 틈을 메워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며 남서부 도시 유마에 5∼7m 높이로 컨테이너 130개를 쌓은 장벽을 설치했다.
최근에는 컨테이너 장벽을 16㎞까지 늘리겠다는 입장을 추가로 발표했다.
아리조나주 대변인은 "1년여 동안 연방정부는 국경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말만 하다 국경 경비 상황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늦게라도 하기로 해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국경 장벽 공사가 빨리 시작될 수 있도록 연방정부에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언제, 얼마나 예산을 들여서 공사를 시작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장벽 건설에 반대해 온 민주당의 케이티 홉스 신임 아리조나 주지사가 취임하기 불과 2주일을 남겨두고 이뤄졌다.
그 동안 바이든 정부는 내무부 토지복원국, 농무부, 산림청 명의로 듀시 주정부를 대상으로 철거요구 소송을 제기했었다.
듀시 주지사는 이 소송 뉴스가 널리 알려지자 "연방정부는 아리조나 주정부와 주민들에게 시간표를 제시할 의무가 있다"고 기자들에게 주장했다.
문제의 장벽은 9500만 달러를 들여 3000개의 컨테이너를 쌓아 만든 것으로 약 3분의 1이 완공되었지만 반대 시위가 계속됐고, 시위대는 6.7m 높이로 이루어진 컨테이너가 공사 중지 상태로 지내는 동안에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항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