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을 추종한 재혼 부부가 있다. 아내가 데리고 온 아이들이 실종된다. 남편(의붓아버지) 집 마당에서 아이들의 유해가 나온다. 남편의 전처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아이다호주에서 이 같은 사건에 연루된 부부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그 중 아내는 3일부터 아리조나주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2021년 5월 기소 후 2년여 만이다.
AP통신,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실종 당시 7세였던 조슈아 잭슨 밸로우와 17세였던 타일리 라이언은 2019년 9월 아리조나 출신인 엄마 로리 밸로우 데이벨과 함께 옐로스톤 국립공원 당일치기 여행을 간다며 아이다호의 집을 떠났다.
조슈아 잭슨은 며칠 뒤 초등학교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뒤 사라졌고, 타일리 역시 여행 후 행방이 묘연했다.
아리조나에 거주하는 조슈아 잭슨의 조부모가 경찰에 손자의 실종이 의심된다며 신고했다.
수색 끝에 2020년 6월 엄마 로리의 새 남편 채드 데이벨 집 마당 애완견 무덤에서 아이들 유해가 발견됐다.
경찰과 검찰의 조사가 시작된 뒤 수상한 정황이 하나씩 드러났다.
로리의 전 남편 찰스 밸로우는 이혼 서류에서 “아내가 인류에게 종말을 알리고 14만4000명의 신자들의 일을 수행하기 위해 파견된 신과 같은 인물이라고 스스로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찰스는 2019년 7월 아리조나주 챈들러에서 로리의 동생 알렉스 콕스가 쏜 총에 맞아 사망했고, 로리는 동생과 공모한 혐의로 역시 기소됐다.
채드는 몰몬교 신학에서 출발해 극단주의로 치달은 종말론에 기반한 소설을 여러 편 썼다.
그런 채드와 로리는 2018년 처음 만났다.
이후 로리는 ‘최후 심판의 날’을 신봉하는 종말론에 빠져 팟캐스트에도 출연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살인 혐의 공소장에는 종교적 신념이 살인 이유라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AP는 경찰 보고서를 인용, “로리와 채드는 아리조나와 하와이 사이를 ‘순간이동’할 수 있다고 친구들에게 말했고, 채드는 자신의 집에 계시를 받고 다른 지역으로 여행할 수 있는 ‘포털’(출입구)이 있다고 했다”라고 보도했다.
또 “사람들이 악령에 홀렸을 때 좀비가 된다고 믿었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로리와 채드는 숨진 두 아이를 좀비라고 불렀다고 한다.
두 사람이 하와이에서 재혼하기 2주 전인 2019년 10월 데이벨의 전처 태미 데이벨이 잠을 자다 숨졌는데, 이 부부는 태미 살인 공모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 부부가 주고받은 메시지에 전처 태미가 악령에 홀렸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한다.
채드는 태미 사망 전 생명보험 명의를 변경해 보험사기로 기소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재판은 향후 12주간 진행된다.
아이들과 전처가 목숨을 잃어야 했던 이유, 종말론에 빠진 부부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