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가장 큰 구리광산 건설을 막기 위한 아메리카 원주민 단체의 집단행동이 10년 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산 카를로스 아파치 부족이 중심이 돼 결성된 아메리카 원주민 비영리 단체 '아파치 스트롱홀드'는 지난 3월 21일 연방항소법원 패널에게 아리조나주 피닉스에서 1시 반 가량 떨어진 수페리얼 인근에 위치한 오크 플랫(Oak Flat) 지역이 구리광산으로 건설된다면 아파치족이 신성시하는 땅을 파괴하는 것이므로 자신들의 전통도 말살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014년 당시 아리조나주 연방상원의원이던 고 존 매케인과 제프 플레이크는 오크 플랫을 아리조나주 톤토 국유림 소유에서 광산회사인 리오 틴토와 BHP가 소유한 영국-호주계 회사인 레졸류션 쿠퍼로 이전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아파치 스트롱홀드를 옹호하는 변호사 루크 굿리치는 “땅이 파헤쳐진다면 아파치족들의 핵심적인 종교 관행을 영원히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영리 법률기관 베켓 로의 수석 변호사 굿리치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청문회 이후 배포된 성명을 통해 “종교적 자유법에 따라 신성한 장소를 파괴할 경우 이를 반대하는 명백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9 순회 항소법원의 판사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몇 달 안에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입장이다.
‘치칠 빌디고틸’이라고 불리는 오크 플랫 지역은 오크 나무숲과 아파치인들이 종교적으로 신성시하는 전통 식물들이 서식하는 장소로 현재는 캠핑장과 등산로 등이 조성되어 있다.
아파치 스트롱홀드는 종교 자유 회복법에 의거해 구리광산 건설을 반대하며 정부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측 변호사 조안 피핀은 오크 플랫에 구리 토지교환을 승인한 미 의회의 행위가 종교의 자유 회복법보다 우선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014년 제안된 토지교환법에 따라 광산회사 리오 틴토와 BHP의 합작회사 레졸루션 쿠퍼는 아리조나 내에 소유하고 있던 8개 구획땅을 주정부에 내주는 댓가로 오크 플랫의 3.75 스퀘어피트 마일 크기 국유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구리 매장지로 알려진 오크 플랫이 개발되면 미국 내 구리 수요의 4분의 1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광산 업계는 보고 있다.
구리광산이 건설돼 가동되면 아리조나 경제에는 연간 10억 달러(1조2860억 원)의 경제 효과와 더불어 3700개 가량의 지역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9차 순회 항소법원 위원회는 “연방정부가 프로젝트를 위해 오크 플랫 땅을 광산 회사에 줄 수 있다”고 2대 1로 판결한 바 있지만 나중에 더 큰 규모의 패널들이 참여하는 추가심리를 여는 것에 동의했었다.
연방 농무부가 몇 달 동안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우려를 반영한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하면서 추가심리는 한동안 연기됐다.
올해 7월 이전에 발표될 환경영향조사 후 60일 이내에 국유림 토지 교환이 이뤄져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오랜 시간 논쟁거리가 되어 온 오크 플랫에 구리광산이 건설될 지 여부도 조만간 결론지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