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주민투표를 통해 민주당의 루벤 가예고 현 연방하원의원이 연방상원의원직을 차지했다.
지난 11월 5일 주민투표가 있은 지 일주일만에 결과가 발표됐다.
가예고의 이번 당선으로 민주당은 2022년 민주당에서 무소속으로 당적을 바꿨던 커스틴 시네마의 연방상원 의석을 되찾게 됐다.
또한 아리조나에 2석이 배정된 연방상원의원 자리는 마크 켈리와 루벤 가예고, 2명의 민주당 의원 차지가 됐다.
선거 전 수개월간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가예고는 공화당 후보인 케리 레이크에 우세를 보여왔다.
선거 당일 밤 첫 개표 발표에서도 가예고는 편안하게 앞서 나갔지만 더 많은 투표용지가 개표되면서 레이크와의 격차는 좁혀졌다.
아리조나주는 많은 사람들이 확인과 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우편 투표를 선호하고 선거 당일에 투표용지를 반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표가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경선 기간 중 가예고는 레이크 후보를 권력을 잡기 위해 무엇이든 말하고 행동하는 거짓말쟁이로 묘사했다.
이와 더불어 가예고는 해병대 군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 온건주의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가예고는 2010년 아리조나 주의회 의원으로 선출됐고 2014년 처음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멕시코와 콜롬비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가예고는 아버지가 마약 거래 혐의로 수감된 후 시카고에 거주하며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하버드 대학을 휴학하던 중 해병대에 입대해 문화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2005년 이라크전에 참전해 많은 사상자를 낸 부대에서 복무한 이력도 있다.
이런 경험 때문에 가예고는 귀국한 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생했다.
하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겪었던 어려운 과정이 가예고가 타인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폭을 넓혀줬고 또 그 진정성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면서 이번 선거 결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정치 활동을 하던 하버드대 출신 여자친구와 함께 살기 위해 아리조나로 이주 후 2010년 결혼했지만 아들이 태어나기 한 달 전인 2017년에 이혼했다.
그의 전처인 케이트 가예고는 현재 피닉스 시장으로 재직 중이며, 이들은 이혼 이후에도 공적인 자리에 자주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케이트는 전 남편인 가예고를 지지해 눈길을 모았다.
두 사람은 이혼을 '사적인 문제'로 규정하고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으나, 유세 기간 중 보수 언론사의 소송으로 이혼 기록이 공개되며 정치적 쟁점이 되기도 했다.
가예고는 경선 종료 후 연설에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싸웠던 것처럼, 지금 가족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는 것처럼, 해병대에서 열심히 싸웠던 것처럼, 워싱턴 DC에서 아리조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9개 자리를 놓고 경합이 벌어졌던 아리조나주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6석, 민주당이 3석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