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에 어르신 한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무릎 수술을 작년 10월에 하셨는데 며칠전 만불이 넘는 치료비 청구를 받았다면서 혼자 해결을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된다면서 도와달라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부랴사랴 가서 그 편지 내용을 읽어보니 병원에서 보낸 것으로 입원비와 치료비를 보험회사에서 거절을 받았는데 거절 이유는 수술 허락을 못받은 채로 수술읗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총 액수 7만불 중에서 만불 이상을 요구를 할 것이다 하는 편지였습니다.
"승인도 안 받고 수술을 받으셨나요?"
여쭈니 아니라고, 물론 허락 먼저 받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증명이 되는 허락 통지서를 보험회사로 부터 수술 한달 전에 받았는데 지금까지 그것을 잘 보관하고 있으셨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어제 스스로 보험회사로 통역을 대서 전화를 했더니 이런 저런 서류를 해서 팩스로 보내라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답답해서 아무래도 전문가인 저에게 상의하면 더 잘 도와줄 것 같아서 저를 불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요. 잘 하셨습니다." 하고 멤버 서비스 라인으로 전화해서 다 알아 본 결과 어르신은 이틀의 병원 입원비 코 페이로 500불 정도 밖에 책임 지실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왜 어제 전화했을 때는 어렵게 이야기 해주었을까요?
제 생각에는 익숙하지 못한 보험회사 직원을 잘못 만난 것 같았습니다.
가끔 오래 일한 사람과 배우는 사람 차이를 알게 되지요.
그리고 오늘 알아두어야 할 문제점 몇개를 발견했어요.
1) 이것은 청구서가 아니었습니다.
병원측에서 정식으로 청구서를 보내기 전 단계인 청구 내역서 단계였는데 날짜를 확인해 가며 따져보니 그동안 이미 해결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청구서 같이 보여도 진짜 청구서가 아니면 걱정하실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걱정 미리하지 맙시다.
그런데 병원은 대체로 정직하게 청구서를 보내는 기관이고 잘못되면 돌려주기도 하는 것을 저는 여러번 경험했는데요.
얼마전 투산에 가서 들은 이야기가 하나 생각 납니다.
즉 한 병원에서 이미 냈는데도 얼마 지나서 또 똑같은 금액을 내라고 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돈을 보내기는 또 보냈는데 이상해서 곰곰 따져보니 이미 냈던 것이 생각나서 확인을 하고 쫓아가서 야단을 쳤대요.
제 생각으로는 "고의적이 아닐텐데...착오 같은 것일텐데..." 했지만 그분은 바로 그 병원에서 그런 일을 당한 사람이 한두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고 고의적이라고 확신을 하셨습니다. 악한 기업주들도 있는 세상이니까 알수 없는 일이지요.
정직한 어르신들 중에 청구서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돈을 급히 내버리고 다시 확인하지 않으시면 잃어버릴 수가 있겠지요?
그래서 그분은 동양인들 무시하고 그렇게 하지 말라며 혼을 내주고 돈을 찾아 왔다고 하시더라구요. 박수!
그분은 영어를 잘하셔서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영어가 짧은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수술 전에 대강의 경비를 미리 알고 시작하세요.
의사에게와 병원에게 따로 치료비 청구서를 받으니까 따로따로 알아 보셔야 해요.
청구서가 금방 안 오지요? 육개월은 걸려야 다 끝이나는 것 같아요.
청구서가 오면 돈을 내기 전에 꼭 확인 작업을 하세요.
미리 짐작한 것과 비슷하면 괜찮구요.
무언가 이상하면 보험회사 멤버 서비스로 전화해서 통역을 통해 문의하시고 확인 후에 내 몫을 내면 됩니다. 절대로 서둘러 돈 내지 않는다! 입니다.
2) 모든 서류를 다 버리지 말고 보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분은 꼼꼼히 다 모아 놓으셔서 기록을 대조하여 이야기 하니까 대신 해결해 드리기가 식은 죽같이 아주 쉬었어요.
수술 날짜, 병원 이름, 의사 이름 등은 필수로 기억해야지요.
의사가 보험회사에서 승인을 받기 전에는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만약 본인 보험을 안 받는 의사가 수술해야 할 경우, 보험회사에서 거절을 당할 것이고 그럴때 의사는 환자에게 보험회사에서 안 내준다고 하니 당신이 현금으로 지불 할 것인가? 묻습니다.
의사는 그렇게 확인하고 수술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거지요.
확인하지 않고 했다면 의사가 책임입니다.
거의 백프로, 의사는 돈이 어디서 나올 것을 확인한 다음에 수술하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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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해 드리니 아주 시원해 하시고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준비하신 장미꽃 한 송이를 주시고도 글쎄, 봉투까지 내 주시는 거에요.
받았을까요? 아니죠. 제가 할일 이니까요. 별로 힘든 일도 아니고요.
저는 보험회사에서 커미션을 받고 일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어르신들께 돈을 안 받아도 되는 것이 얼마나 마음이 좋은지 몰라요.
도움 필요한 사람을 도와드릴 수 있는 것만도 참 기쁘고 얼마나 뿌듯한지 모르겠습니다. 녹쓸어 없어지지 않고 닳아서 없어져야지요.
(2020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