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립니다.
앞산 언덕 소나무 어깨위에
소복 소복 내립니다.
하얗게 눈 맞으며 꼿꼿이 몸 세운
아버지의 어깨가 시립니다.
한때 좋았던 꽃들의 노래
천둥벌거숭이 다섯 자식 애태우던
가슴 한켠도
그리운 무게로 서 있습니다.
차마 풀지 못한 기억은 내려놓을 수 없다고
하얀 눈 받쳐들고 기약없이 서 있습니다.
눈 시린 그리움은 가을 낙엽에 실어 보냈다고
허허롭게 웃던 아버지
기억마저 속 깊이 감추고 서 있습니다.
아직 털어내지 못한 기억은 매서운 바람에 흔들립니다.
아,
저 강 건너 따스한 햇살이 돌아오면
앞산 언덕에 하얀 눈물 뿌리며 그리움으로 서 계시겠죠.
아버지 아버지, 나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