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조나주 주택 시장에서 ‘다운사이징(규모 축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고공 행진하는 주택 가격과 주거 비용 부담을 느낀 주민들이 400스퀘어피트(약 11평) 미만의 초소형 주택인 ‘타이니 홈(Tiny Homes)’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5년부터 시행된 주법, 일명 ‘카시타 법(Casita law)’이 뒷마당 내 별채 건축을 허용하면서 이러한 흐름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최근 열린 ‘마리코파 카운티 홈 앤 가든 쇼’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됐다.
타이니 홈 전시관은 관람객들로 북적였으며, 은퇴 후 주거 규모를 줄이려는 노부부부터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려는 젊은 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시회에 참가한 게일 킹스베리 유나이티드 타이니 홈즈 CEO는 “타이니 홈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라며 “부모가 자녀를 위해, 혹은 자녀가 부모를 위해 집을 마련하는 등 다세대 주거 해결책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니 홈은 크기는 작지만 내부는 알차다.
주방, 세탁기, 풀사이즈 침대, 에어컨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일반 주택과 다름없는 생활이 가능하다.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이다.
통상 6만 달러에서 15만 달러 선에 형성되어 있어, 천정부지로 솟은 기존 주택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이러한 타이니 홈 열풍의 배경에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었다.
아날리스 오티즈 주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해 2025년 발효된 관련 법안은 주택 위기와 비용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 지역 뒷마당에 소형 주택 설치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오티즈 의원은 “가족의 필요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자유가 생긴 것”이라며 주택 공급 부족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주 차원의 법은 통과됐지만, 세부적인 시행 규정은 각 지자체의 몫으로 남겨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도시마다 요구 조건이 제각각이라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일부 도시는 타이니 홈의 외관이 본채와 거의 동일해야 한다고 규정하거나, 주택소유주협회(HOA) 차원에서 설치를 아예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뒷마당에 지어진 소형 주택이 단기 임대 숙소로 전락해 주거 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티즈 의원은 “단기 임대 문제 때문에 아리조나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멈출 수는 없다”며 규제와 공급 확대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관련 업계는 초기의 혼란이 정리되고 추가적인 입법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타이니 홈이 아리조나 전역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