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아리조나주 북부 피닉스에 조성 중인 대규모 반도체 생산 기지, 이른바 '기가팹(GigaFab)' 건설에 속도를 높인다.
최근 미국과 대만 간 체결된 무역 협정과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은 사상 최대 실적이 맞물리면서 미국 내 투자 시계가 한층 빨라진 것이다.
TSMC는 최근 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아리조나 1공장(Fab 1)이 이미 대량 생산 체제에 돌입했으며, 2공장의 가동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027년 하반기로 재조정했다고 공식 밝혔다.
현재 2공장은 건물 공사를 마치고 올해 말 장비 반입을 앞두고 있으며, 3공장 착공도 시작된 상태다.
이번 공장 증설 가속화는 이달 초 타결된 미-대만 무역 협정이 결정적인 기폭제가 됐다.
양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대만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기존 20%에서 15%로 인하하고, 제네릭 의약품과 항공기 부품 등 주요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대만 기술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에 2,500억 달러(한화 약 35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TSMC의 막대한 '실탄' 확보도 공격적 투자의 배경이다.
TSMC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5% 급증한 1조 460억 대만달러(약 337억 달러)를 기록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열풍으로 최첨단 공정 기술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2026년 1분기에도 이러한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내 생산 거점 확장을 위한 부지 확보전도 이미 끝냈다.
TSMC는 이달 초 기존 북부 피닉스 공장 인근에 1억 9,700만 달러를 들여 약 900에이커 규모의 토지를 추가로 매입했다. 현재 추가 공장 건설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아리조나 클러스터의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아리조나 밸리 지역이 명실상부한 미국 내 마이크로칩 제조 허브로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이 완전 가동될 경우 피닉스 인근에서 창출되는 첨단 기술직 일자리만 1만 2,000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