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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주에 유치된 데이터센터들이수자원을 고갈시켜 주민들의 일상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의하면 미 남서부지역 핵심 급수원인 콜로라도강 수위가 갈수록 낮아지면서 물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른 바 '물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에 대해 불안한 시선들이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리조나주 메사시 주민들이 메타(페이스북)가 데이터센터를 확장한다는 소식에 물 공급 부족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사 시의원 진 더프는 “우리는 미국 남서부에 지속되는 가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메타가 데이터센터를 확장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물이 부족해질까 염려했다”고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4000만 명의 식수를 책임지는 콜로라도강은 20여년 동안 이어진 가뭄으로 강 수위가 역대 최저지까지 떨어졌다.

콜로라도강으로부터 약 200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메사시 역시 콜로라도강과 그 지류로부터 수자원을 공급받는다. 

가뭄이 이어지는 와중에 메타와 같은 빅테크가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지으며 주민들이 수자원 부족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메타는 메사시 엘리엇 로드 기술지구에 데이터센터 5곳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2026년까지 약 23만2257㎡의 면적에다 데이터센터 세 곳을 추가로 지을 계획을 세웠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의 에너지를 사용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냉각수로 식히느라 다량의 물이 들어간다.

워싱턴포스트는 대형 데이터센터 한 곳에 하루에만 1백만 갤런(약 378만5411 리터)에서 5백만 갤런에 달하는 물이 필요하다고 집계했다. 

이는 1만~5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도시에서 하루에 소모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 수치다. 

메타가 2026년 데이터센터 세 곳을 추가로 완성하면 현재 인구 50만명의 메사시에서 사용하는 수자원의 80% 정도 되는 물을 메타 데이터센터 8곳이 써버리는 셈이 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빅테크가 세운 친환경 경영 목표가 도리어 데이터센터 입지를 수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집중시킨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고자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저렴한 장소를 찾다보니 미 서부지역처럼 풍력과 태양광 자원은 풍부하지만 수자원이 부족한 곳에 데이터센터가 몰린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와 아리조나주에 각각 최소 239곳과 49곳의 데이터센터가 설치돼 있다. 

버지니아 공대의 수자원공학 교수 랜든 마스턴은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지을지 고민하는 기업은 미국 서부가 물 부족에 시달린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말했다. 

인류의 많은 활동이 이제는 온라인으로 이뤄지는만큼 이는 향후 데이터센터 숫자가 필연적으로 증가한다는 의미이며, 향후 데이터센터 건설이냐 수자원 보호냐라는 일상에 꼭 필요한 두 개의 이슈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더 많이 벌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물론 빅테크 기업들의 물 절약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메타는 지난 10년 간 물 효율과 재활용 기술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다. 

메타는 노르테크 에어 솔루션과 공동으로 데이터센터를 냉각하기 위해 첨단 증발 냉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에너지 교환을 사용해 물이 증발할 때 냉각시켜며, 외부 온도와 습도 조건에 따라 세 가지 모드로 작동한다.

아리조나주에서는 물이 새는 관개 인프라를 고치고 용수 접근을 개선하는 등 매년 2억갤런의 물을 복원 중이다. 

또, 지역 수자원 복원을 위해 콜로라도강 인디언 부족 시스템 보존 프로젝트에도 자금을 지원했다. 

이는 미드 호수의 수위 안정을 위한 프로젝트다.

마스턴 교수는 “미 서부의 많은 지역에서 가뭄이 발생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 요건과 지역 환경,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 물 부족이 운영에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빅테크들이 물을 사용하는 수냉식이 아닌 다른 냉각방법을 조만간 도입할 것 같지는 않다.

수냉식 데이터센터의 소비전력은 공기냉각 방식보다 전력 사용량을 10%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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