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파 싸움에 환멸을 느낀다며 민주당을 탈당했던 무소속 커스틴 시네마(아리조나) 연방상원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이 출마할 경우 경합주인 아리조나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자신까지 의도치 않은 3자 구도를 형성해 민주당에 불이익을 줄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미 해병대 출신이자 지한파로 알려진 연방하원의원 5선의 루벤 가이에고가 무소속이 된 시네마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아리조나주 연방상원의원직 도전을 공식선언한 바 있다.
시네마 의원은 5일 영상 성명을 통해 "나의 접근 방법을 믿지만, 그것은 미국이 지금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했음에도, 미국인들은 여전히 당파적으로 더 멀리 가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중도 성향인 시네마 의원은 지난 2022년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 상원이 모두 51석을 확보해 간신히 다수당을 차지하자마자 곧바로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당시 각종 인터뷰에서 "나에게 중요한 것은 오늘날 정치에 만연한 당파성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정쟁에 지쳤다"고 소모적인 정쟁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시네마 의원은 반도체 과학법(the CHIPS and Science Act·이하 반도체법), 총기 규제 관련 '안정한 공동체 합의법(Bipartisan Safer Communities Act) 등 초당적 법안들이 의회를 통과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네마 의원은 이후 초당적 국경 안보 예산 협상을 주도하는 등 양당의 틈에서 협치의 공통분모를 도출하는 데에 주력했지만, 국경 예산이 좌초하며 결정적 정치적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을 듣는다.
시네마 의원은 연방의회에서 가장 생산적인 의원으로 평가받는 동시에 논란을 일으킨 인물로 독립파로서 초당적인 법안을 성사시켰지만, 민주당 진보파 의원들과 충돌하며 이들의 분노를 자아냈다고 월드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2019년 아리조나주 연방상원의원으로서 상원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녹색당 활동가 출신의 3선 연방하원의원이자 동시에 공개적인 첫 양성애자 상원의원이기도 하다.
아리조나 최초의 여성 연방상원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시네마 의원은 아리조나에서 1976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출신의 연방상원의원 탄생 주역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네마 의원이 기능 장애의 정치 체제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암울함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그의 불출마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현직이 재선에 도전할 경우 그를 지지하는 것이 불문율이지만, 시네마 의원이 탈당한 이후에는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졌다.
2022년 상원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올해 선거에서도 이 자리를 유지할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오하이오와 몬태나 등 전통적 '레드 스테이트'의 민주당 의석들이 투표 대상인 반면, 공화당 상원의 경우 대부분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지역이 선거 대상이다.
민주당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 역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이 지역 또한 공화당 당선이 유력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