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수출품'이란 별명을 얻으며 메이저리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가 시범경기 첫 등판서 호투하며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켈리는 8일 스카츠데일 솔트리버필즈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을 무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경기 후 토리 로불로 아리조나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했다. 우타자 상대로 슬라이더가 날카로웠다. 첫 등판서 2이닝을 깔끔하게 환상적으로 던졌다. 마운드에 오른 그를 보면 역시라는 말이 나온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로불로 감독은 "루키일 때 벌써 30살이었으니 참 고된 여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인 기대감과 함께 고향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많은 부담이 있었을지 모르는데, 금세 적응해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터득하고 게임 플랜을 따라가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위치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켈리는 "경기 전 웜업을 하는데 2019년 스프링트레이닝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났다. 단순히 웜업이었는데 인생 여정이 나를 이곳까지 데리고 왔구나라는 느낌이 순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켈리는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해 177⅔이닝을 던져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 187탈삼진을 마크하며 아리조나의 2선발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또한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도 출전해 4경기에서 24이닝을 투구해 3승1패, 평균자책점 2.25를 마크하며 큰 경기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6⅓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7이닝 3안타 9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안았다.
아리조나는 텍사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켈리 등판 경기에서 유일한 승리를 거뒀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선발로 올라선 켈리는 2년 1800만달러 계약이 올해 만료되지만, 내년에 700만달러의 팀 옵션이 걸려 있어 FA가 되려면 2시즌을 더 던져야 한다.
올해 심각한 부진이나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아리조나가 옵션을 포기할 리는 없다.
한편 켈리는 2015~2018년까지 한국의 SK 와이번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뒤 2019년 아리조나와 2년 550만달러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두 차례의 구단 옵션과 2년 계약을 거치며 아리조나의 주축 선발로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