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4시경, 아리조나주 투산 북서쪽 지역에 위치한 마라나의 한 주택가에서 차 안에 방치됐던 2살 여아가 더위 때문에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마라나 경찰에 따르면 아이는 아빠와 외출했다가 차에서 잠든 가운데 오후 12시53분 카미노 데 오에스테와 코타로 팜즈 로드 교차로 인근에 위치한 집에 도착했고, 아빠는 차량 시동과 에어컨을 켜둔 채 아이를 차 안에 그대로 뒀다.
당시 차량은 직사광선이 그대로 내리쬐는 차고 진입로 상에 주차돼 있었다.
오후 4시경 엄마가 집으로 돌아와서 아이를 발견했을 때는 차량 에어컨이 꺼져 있었다.
차 안에서 아이를 보고 놀란 엄마는 신고를 했고 급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아이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이 확인됐다.
아이 아빠인 크리스토퍼 숄테스(37)는 "카시트에서 잠든 아이를 깨우기 싫어 에어컨을 켜 놓고 집으로 들어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숄테스는 같이 차에 타고 있던 9세와 5세 자녀들은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경찰은 최초 아이가 30분∼1시간 가량 차에 홀로 방치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마라나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화씨 111도에 달했다.
이후 경찰의 추가적인 조사에서 보다 자세한 사고 내막이 밝혀졌다.
숄테스는 첫 진술에서 경찰에게 오후 2시경 집으로 돌아왔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오후 12시53분에 집으로 와 차를 주차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폭염 상황에서 차 안에 아이를 두고도 무려 세 시간 동안 방치한 것이다.
또한 보통은 차를 차고에 주차했지만 사고 당일엔 차고에 운동기구가 놓여져 있어 차를 바깥에 주차했다는 사실과 숄테스는 차량이 안전장치로 인해 30분이 지나면 엔진이 자동적으로 꺼진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경찰 추가조사에서 5세와 9세 자녀들은 집으로 들어온 아빠가 게임을 하고 음식을 치우느라 산만한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라 숄테스는 이전에도 아이들을 종종 차에 두고 내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딸 아이를 병원으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부인은 숄테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차에 두고 내리지 말라고 했잖아, 내가 몇 번이나 말했어?”라고 추궁했다.
이에 미안하다고 한 숄테스는 “내가 우리 아이를 죽였어. 이건 말도 안돼”라고 자책하는 메시지로 답을 했다.
7월 12일, 숄테스는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2급 살인 및 아동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ABC방송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에서 뜨거운 차 안에 홀로 있다가 숨진 아이들은 최소 10명에 달한다.
1990년 이후로는 미 전국적으로 1090명 이상의 어린이가 뜨거운 차량에 방치돼 목숨을 잃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어린이의 체온은 성인의 체온보다 3∼5배 빠르게 상승하며, 체온이 화씨 107도에 이르면 사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