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22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샬롬, 지구인들.

더위 잘들 견디고 계신가요?

 

저는 아리조나에서 산 지 이제 3년이 조금 넘은 지구인입니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살았고 지금은 특수교육교사가 되기 위해 막바지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예전에 제가 학생들을 만날 때면 매번 첫 만남에서 제 이름을 신비롭고 경건한 아줌마라고 소개했습니다.  신비롭다는 것은 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다는 의미이고 경건하다는 것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아줌마는 제가 중년여성이라는 뜻이지요. 아무튼 이렇게 소개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제 이름을 한번에 기억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아리조나 한인 침례교회에서는 2015년부터 한국어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여느 한인 교회처럼 한글 학교가 있었지만 한동안 한글학교가 문을 닫았다가 2015년에 한국어 학교를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속한 학교이다 보니, 교육목표를 '한글로 성경을 읽을 수 있다. 한국어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로 잡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목표를 잡고 한국어 학교를 시작했지만 막상 학생들이 교인 자녀 몇 명 뿐 이고, 그나마도 한글 수업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다가 2016년 가을을 기점으로 갑자기 미국인들이 한국어 수업에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 중 한 분만 한국인인 미국 어린이, 배우자가 한국인인 미국 어른, 케이 팝과 드라마에 관심이 많은 미국 청소년 등등 많을 때는 학생수가 30여명에 달합니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지금은 왕초보반, 기초 회화반, 그리고 고급반 이렇게 세 반으로 나누어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1.5세 교포들과 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느낀 것은 한국어를 외국어를 가르친다는 관점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미있게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자만 가르쳐서는 안되고, 좋은 글을 읽게 하고 재미있는 노래도 가르치며 다양한 언어적인 체험을 곁들여서 가르쳐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한국의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하듯 가르쳤다가는 지겹고 무서우며 이상한 수업으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살펴보니,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한글학교에 초등학교 연령대의 교포 어린이들은 많지만, 중학교 이상 청소년들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때는 부모님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한글을 배우지만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자기 주장을 펼치며 더 이상 한국어 수업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겹고 무서우며 숙제가 엄청 많은 한국어 수업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제가 가르쳤던 기초회화반 학생들의 열심은 대단합니다.  한 미국 어른은 단어 카드를 만들어 평상시 외우는가 하면 때때로 의문이 나면 핸드폰 문자로 질문도 한답니다. 이 분은 Neflex에 전화를 걸어 한국 드라마를 다 봤으니 새로운 것을 업로드 하라고 요청을 하기도 했다는 군요.  한 가족이 한국어 수업에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엄마, 딸 2명, 남편, 딸 친구 이렇게 가족5명이 한꺼번에 옵니다.  수업 중 단어와 연관된 티브이 프로그램을 말하면 곧장 알아듣고 기뻐합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라는 단어를 배우며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티브이 쇼가 있다고 하면, '아하! 그게 그 뜻이었구나.' 하며 손뼉을 칩니다.

 

학생들이 한국어 실력이 늘어갈 때마다 한가지 고민에 휩싸입니다. 제가 지금 공부하는 특수교육, 영어교육에 따르면 읽기가 언어습득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큰 데, 한국어로 된 쉬운 책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학생들이 한국어 실력을 늘리려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외교부 발행 한국어 교재 외에도 뭔가 읽을 거리가 필요합니다. 하도 답답해서 교회에 부탁해서 얼마전 알라딘 미국에서 한국어로 된 어린이 성경을 종류별로 구매했습니다. 그래서 바퀴 달린 여행가방에 넣고는 '굴러다니는 한국어 도서관' 이라는 이름을 써 붙였습니다. 주일마다 어린이 성경책을 교회 책상에 배열하고는 학생들에게 빌려 가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종류의 양서들이 더 필요합니다.  특히 기초 단계의 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쉬운 한글 책 들이 필요합니다.  아리조나에 한글 책들이 가득한 한국어 도서관, 어린이 도서관을 만드는 꿈을 꿔 봅니다.  지구인 여러분, 함께 꿈 꿔 주세요!

 
 
* 신경아 사모 약력:
이화여대 사범대학 초등교육학과 졸업/ 이화여대 초등교육 석사 졸업
수원 중앙 기독 초등학교에서 초등교사로 1995년부터 2015년까지 근무 / 현재 그랜드캐년 특수교육 석사과정 공부 중.
아리조나 한인 침례교회 홍민택 목사와 같이 살고 있음./ 고등학교 졸업반 12학년 딸과 중학교 졸업반 8학년 아들이 있음.

  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명도전(明刀錢)

    지난 주간 MBC 피디 수첩을 유투브로 보았습니다. 부자 세습으로 세간에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의 명성교회를 다뤘습니다. 대부분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지만 다시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저녁 늦게 보기 시작했는데 창문이 열려 있는 것도 잊...
    Date2018.10.21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라는 구절은 특수교육을 공부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입니다. 어느 위대한 분께서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나 미국 특수교육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슴에 팍 와 닿는 문구입니다. 미국 특수교육의 역사는 짧고 굵습니다. 모...
    Date2018.10.13
    Read More
  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쓰레기통 옆에서

    일본 의사 하로야마 히데요시는 그의 책 『뇌내혁명』에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합니다. 의사였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수년 동안의 연구 끝에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하면서, 건강을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첫째, 건강을 위...
    Date2018.10.13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에서 ESL 교실 탐방 이야기

    지구인 여러분, 영어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 그리고 교육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공립 초등학교에서는 ESL 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English as a Second Language(ESL) 반은 어떤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게 ...
    Date2018.10.07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선택은 힘들어!

    미국은 선택의 나라다. 선택 할 일이 참 많고, 개인의 선택이 존중된다. 선택의 유무는 자유와 직결된다. 한국에서 살 때는 선택을 해야 할 경우가 많지 않아 선택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곳 미국에서 날마다 수많은 선택을 강요(?) 받다 보니...
    Date2018.09.30
    Read More
  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Spotify 예찬

    프란체스코 교황이 자신의 고국 아르헨티나의 주간지 <비바>와 한 인터뷰에서 행복에 이르는 비밀 지침 10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 10계명'인데, 이렇습니다. 1) 내 방식의 삶을 살되, 타인도 자신의 삶을 살게...
    Date2018.09.30
    Read More
  7.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10월이 되기 전에

    벌써 10월이 닥치고 곧 매년 이맘 때의 연례 가입기간이 시작되는군요. 10월이 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메디케어에 관한 몇 가지 알려드릴 것이 있어서 펜을 들었습니다. 1) 새 메드케어 카드 발급 메디케어 닷 가브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Date2018.09.30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약함이 주는 강함

    나는 요즘 공립초등학교에 있는 특수학급으로 매일 출근한다. 무려 70일간이나 교생실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생실습 기간 중에는 네 번이나 장학관에게 검열(?)을 받아야 한다니 정말 확실히 실습을 시켜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이제 울며...
    Date2018.09.26
    Read More
  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가짜 뉴스

    백야드 텃밭을 갈아 엎고 있습니다. 텃밭이라 하기에는 좀 커서 며칠은 해야 밭을 다 일구고 파종을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밭을 일군 것이 올 해로 3년 째인데 아직 밭의 토질을 잘 모릅니다. 원래 잔디밭이었는데, 10여 년 전에 잔디를 다 걷어내고 밭...
    Date2018.09.26
    Read More
  10.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축하합니다. 메디케어 카드를 받았어요!

    뜨거운 태양이 조금 늦게 뜨고 조금 일찍 집니다. 가을이 오는 발걸음 앞에 여름은 백기를 들고 사라지겠죠. 1) 드디어 카드를 받았어요! 최근에 기뻤던 일이 있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시고, 오랫동안 미국에서 사셨지만 미국 내에서 일을 충분히 안하셔서 세...
    Date2018.09.16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들이여,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신가요?

    미국에 살다 보니 영어 때문에 주눅드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특히 매주 영어로 글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영어 때문에 가슴이 턱턱 막히고 눈물이 고이는 순간도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듣고 있는 과목의 숙제 때문에 2주 동안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 특히 ...
    Date2018.09.16
    Read More
  1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가수 양희은의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종종 듣습니다. 양희은 씨가 직접 지은 노랫말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아 몇 번씩 반복하여 듣곤 하죠. 이런 노랫말입니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 ...
    Date2018.09.16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완전 지구인 출몰!

    지난 겨울, 우리 집에 지구인이 왔다. 그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 선교를 하고 있는 남편의 후배이다. 그가 할 줄 아는 말은 한국어, 스와힐리어, 그리고 영어. 우리들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저녁 식사는 우리 교회에 있는 또다른 지구인 부부와 함...
    Date2018.09.08
    Read More
  1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인위적 기독교(교회)

    지난 몇 주 동안 읽고 있는 책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Wendy Jehanara Tremayne)이 쓴 『좋은 인생 실험실』(The Good Life Lab)이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는데 이렇습니다. "인위적인 종교...
    Date2018.09.08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의 정체성

    며칠 전 우리집에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지구인 가족이 놀러 왔다. 일년 반 전에 미국으로 취직이 되어, 온 가족이 미국으로 오게 되었는데, 앞으로 미국에 눌러앉을 생각이란다. 아무래도 올망졸망한 아이 셋을 키우기에는 미국이 한국 보다 더 나을 것 같다...
    Date2018.09.01
    Read More
  1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친구 (2)

    지난 주 친구(1)에 이어 계속됩니다. 중풍병에 걸린 친구를 침상에 들고 예수님이 계신 곳에 도착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단 한 걸음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르는데 한 친구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
    Date2018.09.01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리조나 특수교육 탐방기(2)

    미국에는 정말 다양한 특수교육기관들이 있더군요. 학교 과제 덕분에 여러 종류의 특수 교육 환경을 참관했습니다. 독립된 특수학교, 초등학교 안의 특수학급, 고등학교 안의 특수학급, 복지관, 치료 센타 등등을 말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우물 안의 개구...
    Date2018.08.27
    Read More
  1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친구 (1)

    신약성경 마가복음 2장에 중풍병에 걸린 사람과 그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풍병은 30대 이후, 보통은 40대 중반 이후에 일어납니다. 마가복음의 중풍병자는 그래서 아마 40대 초반까지는 정상인으로 잘 살았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런데 어떤 ...
    Date2018.08.27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리조나 특수교육 탐방기(1)

    지구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나이 마흔살이 넘어서 뒤늦게 특수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하였고 이제 그 공부도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일년 넘게, 석고와 같이 굳어버린 머리로 공부하며 맺은 열매는 옆구리의 살, 두꺼운 팔다리, 엉망진창 집안살림...
    Date2018.08.18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한국어 학교 이야기

    샬롬, 지구인들. 더위 잘들 견디고 계신가요? 저는 아리조나에서 산 지 이제 3년이 조금 넘은 지구인입니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살았고 지금은 특수교육교사가 되기 위해 막바지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예전에 제가 학생들을...
    Date2018.08.1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