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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을 공부하면서 저를 깜짝 놀라게 했던 사실은 바로 교통사고나 트라우마 등으로 뇌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11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트라우마로 인한 뇌손상은 약 170만명이 앓고 있는 흔한 증상이라고 합니다. 

트라우마로 뇌손상이 오는 경우는 사고나 운동을 하다 머리를 다치는 경우, 그리고 폭행이나 학대, 약물 등의 남용이라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런 상황들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발생하는 일입니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스케이트를 타다 뒤로 넘어지거나, 어렸을 때 심하게 학대를 당하거나 하는 일들은 심심치 않게 뉴스에 나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들을 당한 어린이들이나 어른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일까요?

뇌손상의 부위와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문제는 겉은 멀쩡한데 말이 점점 어눌해 지거나,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집중하지 못하거나 성격이 바뀌는 등의 변화가 사고가 발생한 한참 후에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본인과 가족들이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합니다. 

또한 뇌손상의 진행이 여러 해에 걸쳐 서서히 악화되어 가기도 하여 재활치료를 할 시기를 놓치게 되기도 합니다. 

뇌손상이 어렸을 때 발생할 수록 그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저는 교통사고나 학대 등으로 우울증, 대인기피증, 또는 지나친 두려움 등이 생길 수는 있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도 기억력이 떨어지고, 논리적 사고력이 약화되며 언어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한번도 생각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타날 수 있고 또한 한번 손상된 기능은 의학적으로 회복 불가능하다고 하니 정말 깜짝 놀랄 일이었습니다.  

지속적인 재활 훈련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길 밖에는 없다고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몇 달 또는 몇 년을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다가 기적적으로 깨어나 활기차게 복수를 위해 뛰어다니는 캐릭터가 나옵니다. 

다 근거 없는 상상력이 만든 상황입니다.  

머리를 다쳐 코마 상태로 몇 주만 있어도 깨어나게 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됩니다. 

예전에 구사했던 화려한 어휘는 온데간데 없고 초등학교 수준으로 말을 하는가 하면, 아무리 수학책을 들여다봐도 학습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장기기억에 문제가 생겨 예전에 잘 알았던 학습 내용들도 가물가물 하기가 일쑤입니다. 

팔다리도 처음에는 잘 움직이지 못해 몇 일에서 몇 달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예전에 가출청소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한 소녀가 가출 전과 후에 지능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는 내용이 떠 오릅니다. 

아마 그 다큐멘터리에서는 소녀가 지능이 경계선인데도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험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그 내용을 넣은 것 같은데, 저는 가출 기간동안 겪은 여러가지 트라우마로 소녀의 인지기능이 현저히 떨어졌구나로 해석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교단에 섰을 때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큰 사고를 겪고 살아남은 학생을 가르치게 된다면, 그 학생이 공부를 좀 못 따라오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해 주어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회복된 사람들을 보게 되면 좀 잘 해줘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월호 사건, 지진, 화재, 교통사고 등 안방에서 텔레비전만 들여다 보고 있어도 가슴이 답답해 오는 요즘,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아 학교로 돌아온 이들에게 배려와 보살핌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가지 희망은 요즘 의학계에서는 '뇌의 가변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뇌의 한 부위가 손상을 입었더라도 아주 어린 나이라면 성장하면서 손상을 입은 부위의 기능을 뇌의 다른 구역에서 담당하도록 발달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뇌의 가변성 때문에 인간승리 또는 회복의 기적이 발생하는 것이겠죠.  

얼마전 교육방송(PBS)에서 한 젊은 여성이 뇌출혈로 쓰러졌다 깨어나 다시 일상생활로 복귀하기까지의 과정과 노력을 이야기 하는 인터뷰를 들었습니다. 

역시 여성도 많은 변화를 겪었고 성격이나 말투도 쓰러지기 전과 달라진 자신을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부단한 재활훈련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며 '뇌의 가변성'에 대해 본인이 직접 증명해 주었습니다.     

뇌의 가변성은 새롭게 연구가 진행 중인 분야입니다. 

신비롭고 탐구하고 싶은 분야이지요. 

두뇌 회전이 느려터진 저에게는 복음과도 같은 소식이지요. 

뇌가 변할 수 있다니…..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장 2절의 말씀이 왠지 그리스도 안에서의 뇌의 가변성을 말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희망이 생깁니다!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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