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1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han.jpg

 

 

달라이 라마의 『용서』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침략하기 전부터 잘 알고 지낸 스님이 있었습니다. 

티베트가 점령당하자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을 떠나고 그 스님은 남아서 중국 공안에 잡힙니다. 

18년간 옥살이를 하며 모진 고문에 시달린 후 가까스로 석방되어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로 탈출합니다.

20년 만에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에서 둘이 만나게 되는데, 그 스님의 모습은 옛날 그대로였습니다. 

감옥에서 모진 고초를 겪었음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대화를 나누다가 달라이 라마가 스님에게 물었습니다. 

"스님, 18년 동안 그토록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 두려웠던 적은 없었습니까?" 

스님이 이렇게 답합니다. 

"중국인들을 미워할까 봐, 중국인들에 대한 자비심을 잃게 될까 봐, 그것이 가장 두려웠습니다. 하마터면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40대 초반의 한 주부가 이기적인 남편에게 시달려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남편은 전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선풍기를 틀어도 자기 쪽으로만 돌리고,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자기 위주로만 보고 꺼 버립니다. 

대학을 나왔지만 책은 전혀 한 페이지도 읽지 않으면서 몸에 좋다는 것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구해다 혼자만 야금야금 먹었습니다.

부인은 아이들을 셋이나 키우면서 정작 자신의 삶은 제대로 챙기지 못했음을 뒤늦게 알아차렸습니다. 

자기실현을 못한 데 대해 아쉬워하면서 마침내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결심을 실행하기 전 출석하는 교회 목사님을 찾아가 상담을 했습니다. 

목사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식사 준비를 할 때 얄미운 인간한테 밥 준다고 절대 생각하지 마십시오. 예수님께 드린다는 마음으로 하십시오. 아이들 아버지가 저녁 때 퇴근해 집으로 들어오면 예수님이 오신다 여기고 반기십시오. 밖에 나갈 때 뒷모습을 보고도 예수님 뒷모습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너무도 이기적이어서 이혼까지 결심한 그 남편에게, 밥을 줄 때 그 남편이 예수님이라 생각하며 밥상 차리고, 퇴근해 들어올 때 예수님이시다 생각해 반기고, 밖에 나갈 때도 현관에서 예수님 뒷모습이다 생각하라는 것이죠. 

처음에는 도저히 할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이 상담을 이상하게 하신다' 생각하며 목사님 말씀이 전혀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앙이니 순종이니 사랑이니 그런 것 차치하고 그저 자기 수양한다 하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리고 상담대로 했더니 정말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부드러워지며 달라지더라는 것입니다.

원망과 미움이 사라지면서 놀랍게도 남편이 불쌍하게 보였고 자비로운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부인은 자기도 모르게 표정이 바뀌고 말투가 달라졌습니다. 

남편도 당연히 변했죠.

지금은 고인이 되신 법정 스님이 한 불자로부터 갑작스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무소유를 실천하시면서 종교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에게 존경 받았던 그분에게 불쑥 이렇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스님, 중노릇하는 데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입니까?"

어떻게 대답하셨겠습니까? 

법정 스님에게 가장 어려운 일. 

무소유를 실천하셨으니 물질은 아니었겠고, 명예는 더더욱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인간관계입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을 감화시키며 존경 받고 무소유로 청정하게 사셨는데, 그분에게 가장 힘들었던 일이 인간관계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인간관계, 참 어렵습니다. 

살면 살수록, 목회를 하면 할수록, 만남과 관계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래도 힘든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아직도 모르겠고, 아직도 정답을 줄 수 없습니다. 

어렴풋이 아는 것 같지만 그래도 모르겠고, 아직 어설픕니다.


  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흑산(黑山)

    소설가 김훈 씨의 <흑산>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전라남도 무안에서 배로 1시간 여 떨어져 있는 섬 흑산도를 배경으로, 조선조 말 천주교가 민중들 사이에서 들풀처럼 번져나갔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소설입니다. 고등학교 국사 시간에 들어보았을 ...
    Date2019.01.13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교육 현장에서 교육실습을 마치며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돼지해라고 한다. 어느새 과거가 되어버린 2018년을 돌아보니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페이스 북'과 '코리아 포스트'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면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어 기쁜 한...
    Date2019.01.07
    Read More
  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지천명(知天命)

    17세기와 18세기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난 철학 사조를 계몽주의라고 합니다. 존 로크, 임마누엘 칸트, 헤겔 등 독일과 영국 프랑스의 철학자들이 인간의 이성과 자연의 보편적 원리를 강조하며 정치, 사회, 철학, 과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칩니다. ...
    Date2019.01.07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공부를 못하는 것은 누구 탓일까?

    여러분은 혹시 이웃집 아줌마가 우리 집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지 않아 성적이 좋지 않다라는 푸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또는 머리는 괜찮은 것 같은데, 도무지 공부에 취미를 보이지 않거나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이 안 좋은 학생에 대해 ...
    Date2018.12.30
    Read More
  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신선미(新鮮美)

    이창동 감독의 <시>라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오늘 컬럼 역시 지난 번에 이어 신영복 선생의 『담론』에서 주된 아이디어를 얻었음을 먼저 밝힙니다. <시>는 중학생 외손자와 같이 살고 있는 60대 중반의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입...
    Date2018.12.30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정의와 자비의 충돌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지구인들은 '얼마나 공정하게 학생들을 대우 할 것인가?' 와 '어느 선까지 자비와 사랑을 베풀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로 충돌하고 다툰다. 두 입장 다 일리가 있고 중요하다. 특별히 특수교육에서는 이 문제가 더 분...
    Date2018.12.23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지구인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훈육할까?

    교생실습을 하는 동안, 실습하고 있던 교실이 뒤집어지는 사건들이 몇 개 있었다. 사건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외부로부터의 문제, 나머지는 내부 문제. 교실이 몇 번 들썩거리면서 나는 미국 지구인들이 한국 지구인들과는 훈육에 있어서 다른 방...
    Date2018.12.17
    Read More
  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언술(言述)

    마음에 짐으로 여기며 '읽어야 하는데 …' 했던 책이 있었습니다. 작년 초부터, 그러니까 거의 2년이 다 가도록 숙제를 내지 못한 학생처럼 부담을 주던 책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신영복 선생의 마지막 책 『담론』입니다. 한국의 성공회 ...
    Date2018.12.17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교육은 어떤 지구인들이 받을 수 있나요?

    이제 나의 교생 실습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지난 주에는 드디어 취업 면접도 보게 되었다. 교육청에서 특수교육 담당 지구인이 나와서 내가 실습하고 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과 함께 나를 인터뷰 했다. 영어로 면접을 보다니 꼭 꿈만 같았다. 한국말로 인...
    Date2018.12.09
    Read More
  1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인간관계, 그리고 용서

    달라이 라마의 『용서』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침략하기 전부터 잘 알고 지낸 스님이 있었습니다. 티베트가 점령당하자 달라이 라마는 인도로 망명을 떠나고 그 스님은 남아서 중국 공안에 잡힙니다. 18년간 옥살이를 하며 모진 고문에 시...
    Date2018.12.09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주, 아리조나

    며칠 전, 내가 살고 있는 아리조나가 미국 뇌성마비 협회(United Cerebral Palsy)에서 2015년에 발표한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주 1위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사막의 도시, 황량하고 모래바람으로 뿌옇기만 한 이 땅이, 알고 보니 장애인...
    Date2018.12.01
    Read More
  1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의 새벽

    이른 새벽이라 할지 아니면 한 밤중이라 할지, 새벽 아니면 밤 1시 또는 2 시쯤 잠에서 깰 때가 많습니다. 생각이 많아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교회 생각일 때가 많고, 가족들 문제, 또는 나 자신에 대한 것 때문에 깊이 잠을 못 잡니다. 당연히 소파에서 낮에...
    Date2018.12.01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학급의 하루 일과

    나는 현재 40일 넘게 공립 초등학교 안에 있는 특수학급에서 교생실습을 하고 있다. 내가 실습을 하고 있는 반은 중증 발달장애 학생들이 있는 반으로 나이때가 유치원생부터 3학년까지이다. 그야말로 특수교육계에서는 되도록이면 맡고 싶지 않는 어찌 보면 ...
    Date2018.11.21
    Read More
  1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43% 깨어있는 신자들

    세계 선교 역사에서 한국 교회만큼 짧은 시간에 선교 열매를 맺은 교회는 없습니다. 중국, 일본, 한국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복음을 받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국이 가장 늦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람 넷 중에 하나는 크리스천입니다. 이렇게 ...
    Date2018.11.21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교통사고로 인지기능이 낮아질 수도 있다!

    특수교육을 공부하면서 저를 깜짝 놀라게 했던 사실은 바로 교통사고나 트라우마 등으로 뇌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11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트라우마로 인한 뇌손상은 약 170만명이 앓고 있는 흔한 증상이라고 합니다. 트라우마로 뇌손상...
    Date2018.11.11
    Read More
  1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경건한 그리스도인

    산 밑에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 믿음 좋은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웃 마을로 갈 수 있는 길은 산을 넘어가는 단 하나의 길밖에 없었습니다. 그 길은 좁고, 가파르고, 미끄럽고, 굴곡이 심했습니다. 산을 넘어가는 동안 사고가 자주...
    Date2018.11.11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ADHD 그것이 알고싶다!

    2018년 5월 1일자 조선일보에 ADHD에 관한 기사가 나와 유심히 읽어 보았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그리고 내가 배운 내용과 일치하기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10년 넘게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났다. 그때...
    Date2018.11.05
    Read More
  18.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아시나요? 연례가입기간에 에이전트를 바꿀수 있는 것을?

    1) 연례 가입기간이 귀찮으신가요? 해마다 10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는 메디케어 연례 가입기간입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참으로 많은 우편물과 전화가 옵니다. 연례 가입기간 동안에 메디케어를 다시 살펴보고 결정하라는 내용들이지요. 우리들로서는 쳐다...
    Date2018.10.28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을 위한 가르침과 배움

    지구인이란?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황색인, 홍색인, 흑인, 백인, 어린이, 어른, 장애인, 정상인, 기독교인, 불교인, 무슬림, 힌두교인 등등을 말입니다. 단 화성인은 제외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들 모두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을 만들 ...
    Date2018.10.28
    Read More
  2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선물경제 (Gift Economy)

    아메리카 인디언 문화에 대한 백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책 가운데 어니스트 톰슨 시튼(Ernest Thompson Seton)이 쓴 『The Gospel of the Redman』(인디언의 복음)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가 시튼은 백인으로서 인디언들과 함께 살면서 이 책을 썼기 때...
    Date2018.10.2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