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1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han.jpg

 

 

서양 우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물주가 만물을 지으실 때 사람, 당나귀, 개, 원숭이에게 각각 30년씩 수명을 공평하게 주었답니다. 

그런데 욕심 많은 인간이 짐승의 수명을 중간에 가로챘습니다. 

자기 본래 수명 30년에 당나귀, 개, 원숭이에게서 각각 20년씩 빼앗아서 60년을 더해 90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그냥 보고 계시지 않았죠. 인간에게 벌을 내리셨습니다. 

장수해서 90을 산다 해도 정말 사람답게 사는 것은 원래대로 30년, 나머지 60년은 당나귀처럼 20년 비굴하게 눈치나 보면서 적당히 살게 하셨고, 또 20년은 개처럼 제멋대로 살게 하시고, 나머지 20년은 원숭이처럼 구경거리나 되며 볼썽사납게 살게 하셨습니다.

비록 우화지만 우리의 한 평생을 돌아보게 하는 의미 깊은 이야기입니다. 

오래 사는 것 자체만으로는 꼭 복되다 할 수 없음을 말하기도 하고, 또는 비록 짧게 산다 해도 정말 사랍답게, 바르고 의미 있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은 그럼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를 사람답게 해주는가? 90을 다 산다 해도 짐승 같지 않은, 정말 인간답게 90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럿 있겠지만 사람과 짐승이 다른 것은 고난에 직면하는 자세입니다. 

고난 앞에서 사람과 짐승은 다릅니다. 

짐승에게도 물론 그들 나름대로 고난이 있고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러나 짐승은 고난 앞에서 그저 본능으로 행동합니다. 

본능만을 따르다가 죽어가거나, 또는 어떤 방식으로 극복한다 하여도 거기에서 의미나 교훈 같은 것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저 본능으로 계속 먹고 자고 번식할 뿐입니다.

사람은 다릅니다. 고난 앞에서 본능을 따르지 않습니다. 

만일 본능만을 따르는 행태를 보인다면 그것은 개 당나귀 원숭이 속성 때문일 것입니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것은 고난 앞에서 본능을 죽이고, 고난을 통과하면서 희생, 절제, 인내를 배우며 고난 후의 영광과 고난의 의미를 추구한다는 것이겠죠.

바울 사도는 선교와 교회 개척에 전 생애를 보내며 지속적으로 죽음의 위협 가운데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교회를 방문하고 헤어질 때 다시 못 만날 것을 상정하고 마지막 말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사도행전 14장에 비장 어린 마음으로 마지막 당부를 합니다. 

"그들은 제자들의 마음을 굳세게 해주고, 믿음을 지키라고 권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 앞에는 "많은 환난"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씀이죠. 

신약 성경에서 하나님 나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장소'로서의 의미와 '질서'로서의 의미요. 질서로서 하나님 나라는 이렇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일과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와 평화와 기쁨입니다"(로마서 14:17절).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의와 평화와 기쁨"이 지배하는 삶의 질서, 그것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짐승은 24시간 먹고 마시는 일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의, 평화, 기쁨을 추구하며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람다움을 위해서는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하고요. 

그것이 하나님 나라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렇게 많은 환난을 통과하며 "의와 평화와 기쁨"의 질서가 있는 교회, 가족, 또 역사와 시대 상황에서 이루어집니다. 

교회가 쉽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어서 비끄덕 거리고, 잘 맞지 않고, 오해, 서운함, 미운 감정, '다른 교회로 가지', 이런 생각들을 합니다. 

불편하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일들과 사람들 사이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야 합니다. 

짐승은 그저 먹는 것 마시는 것으로 만족하겠지만, 우리가 사람이라면 사람다와야합니다. 

모든 불편하고 다양한 감정들 속에서 "많은 환난"을 극복하며 참된 교회로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안도현 씨의 시 <양철지붕에 대해서>에 이런 싯구가 나옵니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주로 한복 입을 때 많이 신는 버선, 제가 어렸을 때는 평상시에도 많이 신고 다녔습니다. 

겉은 멀쩡한데 뒤집어 속을 보면 실밥이 지저분합니다. 

삶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누구도 완전한 사람 없고, 뒤집어보면 실밥 지저분합니다.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인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우리 집 개가 더 좋아진다"고 했습니다. 

실밥 지저분한 사람들 속에서 이루어내야 하는 하나님의 나라,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하는 것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가까이 계시는 하나님

    프랭크 로바흐(Frank Laubach)는 문맹퇴치운동 기구를 설립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에게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친 사람입니다. 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물살을 거꾸로 헤쳐 올라가기 위해 노를 젓는 사람 같았다. 나는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끊...
    Date2019.04.09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글자와 숫자로 만나는 지구인

    나는 요즘 작은 수첩에 사람들의 이름을 적고는 혼자서 그것들을 읽어보고 외운다. 만나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사람들이 모두 영어 이름을 사용하기에 발음하기도 익숙하지가 않고 잘 외워지지도 않는다. 순수한 영어 이름이라면 ...
    Date2019.04.02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모든 지구인을 위한 신기한 발명품

    영어 공부를 위해 미국 교육방송 뉴스를 듣다가 신기한 보도를 듣게 되었다. 장애가 있는 지구인들도 패션 감각을 살린 옷을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사실 뇌성마비나 교통사고, 뇌졸증 등으로 몸이 불편한 지구인들은 혼자서 옷을 입고 벗기가 어렵다. 늘 다...
    Date2019.03.24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 ? 적대적 반항장애

    "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미국 지구인들은 이것을 줄여서 ODD라고도 한다. 나는 10년 넘게 한국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했지만 이러한 단어를 전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미국에서 특수교육을 공부...
    Date2019.03.16
    Read More
  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쓴 맛이 사는 맛”

    밤새 비가 왔습니다. 보슬보슬 봄비가 온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었습니다. 새벽에 고양이가 걱정되어 백야드로 나가보니 잘 잤다는 양 꼬리를 툭툭 치며 저를 반깁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를 보고 서둘러 씨를 뿌려놓았는데 그 위로 빗님이 충분히 내려오...
    Date2019.03.16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적어야 산다!

    '적자생존' 무슨 뜻인가? 다윈의 진화론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예전에 일하던 학교에서는 좀 다른 뜻으로 쓰였다. 함께 일하는 지구인 중에 구호 만들기를 잘하는 선생님이 계셨다. 학생들에게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억하기 좋으라고 '...
    Date2019.03.09
    Read More
  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어머니의 사랑, 하나님 사랑

    새 집을 사서 이사한 서울의 작은 아들 집에 가기 위해 상경한 할머니가 서울역에서 실종됩니다. 치매를 앓고 있었는데, 남편 할아버지는 지하철 출입문이 열리자 아내가 당연히 따라 들어오겠거니 하고 지하철을 탑니다. 출발하고 보니 아내는 타지 않았고, ...
    Date2019.03.09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일등을 만드는 교육 vs 꼴등을 없애는 교육

    대한민국에서는 아기들도 바쁘다. 이것 저것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젊은 엄마들은 아기가 빨리 자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기에게 이것 저것 가르치느라 돈이 많이 드는데 오히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원비나 교재...
    Date2019.03.03
    Read More
  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안면 피드백 이론 (Facial Feedback Theory)

    돈을 많이 주는 할머니보다 웃어주는 할머니 미소 짓는 할머니를 손자 손녀들은 더 좋아합니다. 침울한 표정은 자신에게와 또 보는 사람에게도 기분이 쳐지게 합니다. 웃지 않는 사람은 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느냐고 합니다. 감정이라는 것이 내부에서 ...
    Date2019.03.03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내 안의 ADHD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에서 사니 좋은 점이 한가지 있다. 처음에는 불편한 점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점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바로, 미국에서는 하루에 중요한 일 한가지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미국에서는 멀티테스킹이 거의 불가능하다...
    Date2019.02.24
    Read More
  1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맥도날드 가설

    며칠 후 베트남에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베트남 하노이가 회담 장소로 결정되면서 많은 언론에서 베트남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이 베트남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스마트폰이 ...
    Date2019.02.24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한국판 “의리” 와 미국판 “의리”

    이곳 아리조나의 공립 학교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또 그 전부터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던 단어가 있다. 그것은 바로 "fidelity"와 "accountability" 이다. 여러 교육 논문을 읽으며 이 단어들이 심심치않게 등장하는데, 한영사...
    Date2019.02.17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학교와 한국학교, 무엇이 같고 다를까?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울면서 공부했던 보람을 강하게 느끼는 요즘이다. 나는 약 한달전부터 동네에 있는 공립 초등학교에 교사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오전에는 특수반 프리스쿨에서 근무하고 오후에는 곧 생기게 될 특수반 프리스쿨 오후반을 준비하고 ...
    Date2019.02.10
    Read More
  1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많은 환난

    서양 우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물주가 만물을 지으실 때 사람, 당나귀, 개, 원숭이에게 각각 30년씩 수명을 공평하게 주었답니다. 그런데 욕심 많은 인간이 짐승의 수명을 중간에 가로챘습니다. 자기 본래 수명 30년에 당나귀, 개, 원숭이에게...
    Date2019.02.10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용감한 지구인의 방문

    지난 주, 용감한 지구인 4명이 우리집에 왔다. 그들은 멀리 태평양 건너편 한국에서부터 왔다. 4명 모두 여성이며, 미혼이고 미국은 거의 초행길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승용차 밖에 운전한 경험이 없지만 용감하게도 8기통 대형 벤을 빌려서 라스베...
    Date2019.02.02
    Read More
  1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플라톤 행복론

    플라톤이 말하는 행복의 조건 다섯 가지입니다. 인터넷이나 예화집 같은 데에서 이미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첫째는 재산에 관한 것으로,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듯해야 행복하답니다. 재산은 조금 부족한 듯해야 더 값지고 소중하게 여겨...
    Date2019.02.02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과연 행운인가 아니면 불행인가? 오늘 내가 왜 이렇게 빨리 취직이 되었는가를 알게 되었다. 나의 미모가 뛰어나거나 실력이 출중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충만해서가 아니였다. 그것은 바로 걷잡을 수 없이 많은 수의 색다른 지구인들이 내가 있...
    Date2019.01.28
    Read More
  1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아보가도(Avocado) 단상(斷想)

    아내가 일을 쉬는 날 같이 아침을 먹습니다. 일 주일에 한 번, 기다려지고 마주 앉으면 소중한 시간입니다. 백야드에 있는 고양이에게 아침을 주며 10분 정도 놀아준 뒤 들어와 아내를 위해 베걸을 굽습니다. 좀 늦게 방에서 나온 아내가 식탁에 앉아 아보가...
    Date2019.01.28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F.A.T. City - 좌절, 불안, 긴장의 도시! (2)

    아리조나에 사는 지구인들이여, 이번 주 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순간 F.A.T. 했는가?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궁금해 하는 건망증 충만한 지구인들을 위해 다시 한번 설명하겠다. F.A.T은 좌절(Frustration), 불안(Anxious), 그리고 긴장(Tension)의 약자를 모아...
    Date2019.01.21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F.A.T. City - 좌절, 불안, 긴장의 도시! (1)

    F.A.T. City? 뚱보들이 많은 도시를 말하는 것일까? 다이어트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만든 용어일까?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FAT City는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FAT City 안에는 좀 더 복잡하고 깊은 뜻이 담겨있다. F.A.T. City는 좌절(Frustration), 불...
    Date2019.01.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