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칼럼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수요일은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이다. 따라서 나도 좀 일찍 퇴근 할 수 있다. 수요일 아침, 빨리 퇴근 할 생각에 발걸음도 가볍게 출근했던 나는 오후에 회의가 있다는 소식에 실망감에 휩싸였다. "아이고, 오늘도 학생들 하교 후, 전체 회의가 있다니……  도대체 회의나 미팅이 없는 날이 하루도 없네!" 

오후에 있을 회의는 "형평성" 영어로는 EQUITY에 관한 교직원 연수라고 한다. 도대체 "Equity" 즉 "형평성" 이라는 것이 무슨 말인가? 영어단어 "Equality(평등)"와 같은 뜻인가? 평등, 인종차별 금지 이런 내용의 연수일까?  

집에 빨리 가지 못하는 것이 속상했지만 그래도 인종간의 갈등이나 이민정책에 한참 민감한 시대이니 만큼, 이곳 미국에서 소수에 속하는 나로서는 약간의 흥미가 생겼다. 나중에 대학생 딸에게서 한참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한 내용이지만 Equity(형평성)은 Equality(평등)과는 다소 다른, 요즘 대세인 개념이다. 

옆의 그림에 잘 나와 있듯이 평등(平等) 즉 equality라는 것은 개개인의 배경이나 능력의 차이와 상관없이 균등(均等)하고 동일(同一)한 지원을 해주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equity 즉 형평성(衡平性)이란 개개인의 배경이나 능력의 차이를 존중하여 모두가 적정한 혜택이나 기회를 누릴 수 각자에게 맞는 혜택이나 기회를 주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덧붙여 정의(衡平) 즉 justice란 그림 속의 울타리가 아예 없어서 키가 작든 크든 상관없이 아무런 혜택이나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 누구나 다 자유롭게 운동경기를 볼 수 있는 상태, 그러니까 불평등을 야기시키는 조건 자체가 없어져 버린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니, equality, equity, justice, 그리고 reality라는 제목으로 재미있는 그림들이 많이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각자의 배경과 능력의 다름을 존중해서 모두가 같은 만큼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equity이지만 현실에서는 모두를 하향 평준화 시켜 버린다며 풍자하는 내용의 그림들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수의 핵심 내용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 해주고 각자 능력을 최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 주자"라는 것이었다. 특히 학교에서 그리고 각 교실에서 어떻게 다양한 상황과 능력의 아이들을 보살펴 주어야 할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피부색, 문화, 언어, 종교, 신념의 차이, 사회 경제적 배경, 지적인 능력 차이 등을 민감하게 배려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가지 놀라운 점은 이제는 더 이상 "우리들의 피부색의 차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식의 회피하는 자세는 바람직하게 여겨지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인종이나 문화의 차이를 눈 감고 아웅하듯이 마치 없는 것처럼 대하며 하나로 통일하려는 태도는 더 이상 건전한 발상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신 너는 황인종, 나는 백인 그리고 너는 흑인, 우리들의 피부색은 다르지만 각자의 개성을 조화롭게 활용하여 힘을 합쳐보자는 식으로 협력을 해 나가는 것이 대세임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에는 학생들 이름 똑바로 발음하기, 문화 행사나 학급 파티 등을 할 때 학생들의 종교, 가정 환경 등을 민감하게 고려하고 배려하기, 친절하게 인사 나누기, 환대하는 태도 가지기 등의 내용들이 오고 갔다. 

연수를 들으며 여러 선생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으니, 과거의 나의 부적절했던 행동들이 잔뜩 생각났다. 역시 사람은 입장이 바뀌어야 다른 편의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영어 시간에 멀쩡한 한국 이름을 놔두고, 요상한 영어 이름을 지어 서로 부르던 일들, 외국인 선생님의 이름이 신기하다며 장난스럽게 부르고 깔깔거리던 일, 중국말 하는 흉내 낸다고 '쏼라 쏼라. 띵통땡똥'이라고 한 일들, 원어민 선생님이 다가오면 어색하고 부담스러워 슬슬 피하던 일들이 생각났다. 그때는 별 생각없이 한 행동들이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정말 무심하고 무식한 차별적인 행동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어 내가 바로 외국인 선생님의 위치인 주변인이고 나를 제외한 모두가 주류이다. 참으로 다행이고 감사한 일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진정하고 실제적인 Equity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가끔 슬프고 억울한 소식들도 들려오지만 Equity에 관한 연수가 긍정적인 시작이 아닐까 희망을 품어본다.  

주변인이 된 지금, 어떻게 하면 이 Equity라는 것을 실천해 볼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new1.JPG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ADHD 2 “쉼 없는 영혼 (Restless Mind)”

    지난 주에 이어 ADHD, 즉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한다. 지난 주에 다루었던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첫번째로 ADHD는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라 평생 동안 간직하게 될 "성향"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로 ADHD의 근본 원인은...
    Date2019.12.24
    Read More
  2.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47) 아이구 죄송해라!

    1) 메디케어 파트 C에 들어갈 시기를 놓치다니! 오늘도 또 그런 분을 만났습니다. 지난 6월 1일부터 메디케어 카드가 나왔지만 그건 오리지날 메디케어 A 와 B 뿐. 파트 C와 파트 D가 더 채워져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병원에 갈일이 생겨...
    Date2019.12.24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ADHD

    "선생님, 오늘은 기분이 꿀꿀해서 공부가 안 돼요." 갑순이가 교실에 들어서자 마자 자랑스러운 듯 큰 소리로 말했다. 갑순이는 자리에 앉아서는 최신 유행가를 흥얼거리더니 몸까지 흔들어 재낀다. 옆에 앉아 있던 갑돌이도 이 바람을 타고 같이 노래를 부르...
    Date2019.12.21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다르게 대우하면서도 공평하게 -형평성(Equity)

    수요일은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이다. 따라서 나도 좀 일찍 퇴근 할 수 있다. 수요일 아침, 빨리 퇴근 할 생각에 발걸음도 가볍게 출근했던 나는 오후에 회의가 있다는 소식에 실망감에 휩싸였다. "아이고, 오늘도 학생들 하교 후, 전체 회의가 있다니&hellip...
    Date2019.12.05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뭣이 중한디?

    "신 선생님, 갑돌이 IEP 미팅이 곧 다가오지요? 각별히 신경 쓰셔야 해요. 쉽지 않은 만남이 될 겁니다. 베테랑 선생님들이 미팅에 함께 들어가서 도와 드릴테니 너무 염려 마세요." 나의 멘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IEP 미팅이란 특수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
    Date2019.11.26
    Read More
  6.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46) 메디케어 새로 들어가기와 연례 가입기간 활용하기

    최근에 만난 분께서 지난 3월에 65세가 지났는데 메디케어를 신청하지 못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요즈음(10월 15일-12월 7일까지)이 연례 가입기간이니 들어가시면 된다고 하니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40 크레딧이 그 당시 안...
    Date2019.11.20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10월 바쁜 달!

    10월은 참으로 바쁜 달이었다. 가을 방학이 있었고, 가을 방학 끝나자 마자 학생들 성적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니, 학부모 면담 기간이어서 처음으로 미국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학부모 면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며칠 전에는 할로윈이어서 학교가 온통 잔치 ...
    Date2019.11.14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있는 모습 그대로, 극복하지 않기!

    당신은 극복을 잘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순응을 잘 하는 사람인가? 왠지 극복을 잘 하는 사람은 똑똑하고 멋져 보이지만 순응을 잘 하는 사람은 바보 같고 열등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순응을 잘하는 사람은 극복을 못하는 사람인양 느껴진다. 국어사전에서...
    Date2019.11.10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너의 신발을 신고

    요즘 나는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태어난 것이 아니라 태어나고 있다는 말이 좀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내 나름대로 뭔가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와지고 있다는 표현이다. 한국에서 교사로 있을 때에는 '갑'의 위치에서 학생들이 나에게 ...
    Date2019.10.31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분노왕

    요즘 나는 "분노왕"을 만나고 있다. 학교에서 말이다. 각 반마다 분노왕이 떡 하니 앉아있다. 이 "분노왕"은 여러가지 이유로 분노를 표출한다. 아침에 너무 졸려서,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어서, 수학이 너무 어려워서, 친구가 가지고 놀고 있는 장난감을 가...
    Date2019.09.25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교장실에 불려가다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장실에 들어 가 볼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학창시절에 교장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눠 본 경험도 극히 드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교장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은 대개 두 부류이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
    Date2019.09.18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멋있는 말 비계 飛階(Scaffold)

    작년의 일이다. 대학원 공부 막바지에, 나를 한참이나 애먹이던 영어 단어가 있었다. 특수교육과 영어교육 관련 논문을 읽다 보면 많이 나오는 단어인데 한국말로 그 뜻을 찾아보니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고 생뚱 맞아 무슨 말인가 하고 나를 헤매게 만들었던...
    Date2019.09.04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위기의 아이들

    한국이나 미국이나 '위기의 아이들'이 있다. 무엇이 위기인가? 공부를 너무 못해서, 반대로 너무 잘해서, 집이 너무 가난해서 반대로 너무 부자여서,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어서 반대로는 너무 극성이어서 위기라고들 떠든다. 공부를 너무 못하면 상급...
    Date2019.08.27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에서 특수 교사로 살아남기

    오늘 나는 집에 밤 8시에 도착했다. 출근은 새벽 6시 15분에 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오늘은 수요일이어서 다른 선생님들은 다른 요일보다 조금 일찍 퇴근을 했을 텐데 말이다. 내가 이렇게 밤 늦게 집에 오게 된 이유는 바로 "교육연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Date2019.08.20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보 특수교사의 생존기

    한국과 달리 가을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미국은 바로 지금이 새 학년 새 학기이다. 쇼핑센타나 마켓에는 "Back to school" 이라고 크게 써 붙이거나 따로 상품 코너를 마련해 놓고 새 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가족들을 맞이한다. 필자도 이번에 처음, 미국 ...
    Date2019.08.13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보 특수교사의 생존기

    요즘 나는 대학교를 다시 다니는 기분이다. 며칠 전 교육청에서 새로 채용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4일간의 매우 "빡쎈" 신입 교육을 받고, 배치 받은 초등학교로 가서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새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오정과 같은 귀로 하루 9시간 이상을...
    Date2019.08.06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회복의 공동체, 배움의 공동체

    올 여름은 개인적으로 참 바빴다. 원래는 6월, 7월중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영어 공부도 해서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길 기대했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왜냐고? 바로 교회에서 3주간 진행한 여름학교 덕분이었다. 거의 7월의 대부분을 "여름학교"에...
    Date2019.07.30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대기만성(大器晩成), Late Bloomer의 가치

    한국은 요즘 "자사고 폐지" 문제로 시끌 벅쩍 하다. 한국에는 여러 종류의 고등학교가 있다. 최근에 없애느니 마느니 난리가 난 "자립형 사립학교"를 비롯하여, "과학 고등학교", "외국어 고등학교", "국제 학교" 등이 있고, 검정고시를 봐야 학력을 인정 받...
    Date2019.07.23
    Read More
  19.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45) 사례연구...치료비 청구서가 날아 왔을 때

    K 선생님은 골치가 많이 아프셨다. 응급실에 갔던 2월말의 병원과 의사 청구서 중 서너개(6천불 상당)가 6월말 현재 여지껏 해결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주치의가 응급실로 가라고 보내서 갔는데 이틀이나 병원 신세를 지었으니 크게 돈이 들 줄로...
    Date2019.07.23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3)

    "우리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어요!" 이것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고백이다. 종종 신문에는 부모와 성인 장애인 자녀가 함께 목숨을 끊는 끔찍한 기사도 접한다. 학령기의 장애인들은 그래도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
    Date2019.07.1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