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IT)기업인 인텔이 아리조나주에 70억 달러(약 8조220억 원)를 투자해 반도체 생산 공장을 완공하기로 했다.
인텔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치는 8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아리조나주 챈들러의 반도체 생산시설에 7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대부분의 반도체를 아리조나와 뉴멕시코, 오리건 등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 아일랜드와 이스라엘, 중국에도 생산시설이 있으며, 중국과 말레이시아, 베트남에는 테스트 및 조립시설도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인텔의 신규 투자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생산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면서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는 자동차부터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신규투자하기로 한 공장은 몇 년 전에 거의 완성됐지만, 실제 가동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2012년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반색하기도 했지만, 인텔은 반도체 시장 변화를 반영해 2014년에 계획을 백지화했다.
70억달러를 신규 투입하는 공장은 챈들러에 있는 '팹 42'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인텔은 '팹 42'을 건설해 2013년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컴퓨터 공장 축소 등을 이유로 2014년에 가동을 무기한 연기했었다.
향후 3~4년 내로 신규시설을 완공할 전망인 '팹 42'에서는 회로 선폭 7㎛의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해 확대하는 데이터 센터와 'IoT' 제품용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크르자니크 CEO는 '팹 42' 투자를 재개하는 이유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내건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이 결단에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3000개 가량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 아리조나 경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인텔이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텔이 결국 트럼프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텔의 결정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일자리"라며 "아리조나주 사람들이 행복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