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의 한 동물원에서 박진감 넘치는 '셀카'를 찍으려던 관람객이 재규어의 발톱 공격에 병원 신세를 졌다.
아리조나주 피닉스 근교 리치필드 파크에 위치한 '와일드라이프 월드 동물원'에서 암컷 재규어와 함께 셀카를 찍으려 보호 울타리를 넘어 철망 가까이 다가간 30대 여성이 재규어의 갑작스런 공격에 팔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여성은 재규어가 철망 밖으로 앞발을 내밀어 붙잡는 바람에 왼팔 여러 군데가 찢어진 상처를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 아담 윌커슨은 그와 그의 어머니가 여성의 비명을 듣고 달려갔다고 말했다.
윌커슨은 "어머니가 물병을 우리 안으로 던지자 재규어가 여성을 놓고 물병을 집으러 갔다"며 "이때 (재규어의) 발톱이 실제 여성의 팔이 아니라 스웨터만 집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의 몸통을 뒤로 끌어당겼다"고 회상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동물원 측은 재규어가 보호 울타리 바깥으로 나간 적은 없다며 "우리가 울타리를 설치해 놓은 이유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물원은 "울타리를 넘어가는 사람들을 말릴 방법은 없다"며 관람객들을 동물들과 분리하는 장벽을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동물원에서는 1년여 전에도 다른 관광객이 울타리를 넘어 재규어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가 긁히는 상처를 입은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동물원 측은 이번 사건이 관람객의 잘못으로 발생한 만큼 재규어를 안락사시키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동물보호단체 '미국인도주의협회'(HSUS)의 키티 블록 대표도 사건 이후 성명을 내고 "야생동물에게 접근해도 괜찮다는 건 오해"라며 "관람객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이런 사고는 또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재규어 공격을 당했던 여성은 11일 CBS 이브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보호 울타리를 넘은 적이 없고 또한 셀카를 찍으려 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실명 대신 '리니'라는 가명으로 인터뷰를 한 여성은 "동물원 측이 이번 사고가 셀카를 찍기 위한 저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보호 울타리에 기댄 것은 맞다. 기대고 있을 때 펜스 밖으로 재규어가 발을 내밀어 내 팔을 할퀸 것"이라며 "내가 동물원 측에 사과한 것은 이런 불필요한 일에 동물원이 휘말리지 않길 바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동물원 보호 울타리를 펜스와 더 멀리 설치하기 위한 기금모금을 전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