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국의 신생 전기차 스타트업인 '루시드 모터스'에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루시드모터스도 이날 순수 전기세단 루시드 에어 EV 배터리 공급업체인 LG Chem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루시드는 2020년 말부터 아리조나주 카사 그란데 공장에서 전기차 루시드 에어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LG화학 배터리 셀은 2023년까지 이 고급 전기차의 표준버전으로 독점 공급된다.
EV 특수버전 배터리 셀에 대해서는 향후에 추가적인 계약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LG화학 측은 설명했다.
루시드 에어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2.5초에 도달하며, 충전 시 주행거리는 643km에 달하는 럭셔리 순수 전기 세단으로, 예상 가격대는 5만2천달러 정도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연간 10만 대 이상 팔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2007년 설립된 루시드모터스는 처음에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플랫폼 개발에 주력했지만 2016년 이후 전기차 제조업체로 업종을 전환했다.
루시드모터스는 2016년 첫 전기차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이후 업계에서 줄곧 `테슬라의 대항마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루시드모터스는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서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최근 테슬라에 이어 루시드모터스와도 원통형 배터리 수주 계약에 잇따라 성공하며 주력 모델이었던 파우치형 배터리뿐 아니라 원통형 부문에서도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외에도 LG화학은 폭스바겐, 르노, 볼보, GM, 현대차 등 13개 기업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이 루시드모터스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21700` 제품이다.
지름 21㎜, 높이 70㎜인 외관을 갖춘 제품으로 기존 원통형 `18650` 배터리 대비 용량을 50% 높이고 성능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루시드모터스 전기차는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소형 원통형 배터리 수천 개를 탑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만큼 배터리 개수를 줄이면 관리하기 용이해져 안전성이 높아진다.
한편 루시드는 또 다른 배터리 공급업체인 삼성SDI와도 배터리 공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쉽을 체결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 12월 8일 삼성SDI 조남성 당시 사장과 피터 로린스 루시드모터스 최고기술경영자(CTO)가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만나 공동으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 개발에 협력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당시 기존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와 출력, 수명, 안전성 부문을 개선해 전기차 급속 충전과 방전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으며, 어떤 차량에 얼마만큼의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구체적인 계약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루시드모터스는 삼성SDI와의 배터리 셀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한 지 약 2주 만에 홈페이지를 통해 LG화학과 리튬이온 배터리 셀 공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배터리 부문에서 인지도가 높은 LG화학과 파트너쉽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다 싼 가격에 안정적인 공급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 3년 간 삼성SDI와 LG화학은 루시드 모터스 배터리 공급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지만 최종 승자는 LG화학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