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출신으로 공화당 대선후보이기도 했던 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이 18일 오후 민주당 전당대회에 매케인 전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각별했던 우정을 소개하는 영상에 출연했다.
신디 매케인은는 바이든에 대한 공식 지지 의사를 표명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 사실상 매케인 일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것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매케인의 딸인 정치평론가 메간은 지난 4월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디 매케인은 18일 오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매케인 전 의원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각별했던 친분을 소개하는 '예상못한 우정(Unlikely friendship)'이란 제목의 영상에 목소리로 등장해 남편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매케인 의원은 1970년대에 각각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과 의회 담당 해군 연락책으로 처음 만났다.
둘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을 대표하는 인물로 2008년 대선 당시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각을 세우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서로 대척점에 서 있었지만 그들에게 정당의 칸막이는 무의미했다.
둘은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함께 정치에 몸담으면서 당적을 뛰어넘는 우애를 다져왔다.
1980∼1990년대 상원 본회의장 토론 때 옆자리에 나란히 앉곤 했다.
병마와 힘겹게 싸우던 매케인 의원은 2016년 병세가 완연했던 상황에서도 당시 대선 출마를 접었던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2020년 대선에서는 물러서지 말라"는 우정 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이후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매케인 전 의원은 친구가 됐고,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자택 마당에서 두 가족이 모여 피크닉을 즐기기도 했다.
신디 매케인은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앉아서 얘기하고 농담하는 것을 보면 마치 코미디 쇼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매케인 전 의원을 겨냥해 "전쟁 포로였던 사람은 체포됐었기 때문에 영웅이 아니다. 나는 포로가 된 적이 없던 사람들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후 매케인 전 의원은 '오바마 케어'를 폐기하는 법안에 반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더욱 불편한 관계가 됐다.
매케인 전 의원이 2018년 사망했을 때는 백악관이 이틀 만에 조기 게양을 중단하자 비판이 제기됐고 다시 조기를 게양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8월 30일에 아리조나주 노스피닉스 침례교회에서 엄수된 매케인 전 의원의 장례식에도 초대를 받지 못했다.
반면 바이든 부통령은 매케인의 장례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하며 "나는 조 바이든이고, 민주당원이다. 그리고 나는 매케인을 사랑한다"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