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들이 가을철 플루 시즌을 앞두고 한 번의 검체 채취로 코로나19와 계절성 독감을 동시에 판별할 수 있는 검사 키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4500만명이 독감에 걸려 이 중 3만4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문제는 반년째 대유행 중인 코로나19와 증상이 유사해 두 질병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리조나주의 소노라 퀘스트 등을 비롯한 제약사들은 코로나19 신속 키트 생산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리조나주 진단 검사의 80%를 취급하는 소노라 퀘스트는 검사 용량을 10배 증가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장비를 조립하고 있다.
현재 하루 1만건 가량을 처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아리조나에서의 검사 용량은 일일 10만건으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애벗연구소 등도 선별 연구소를 거칠 필요가 없는 코로나19 신속 키트를 대량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제약사들이 이처럼 서두르는 배경에는 가을철 플루 즉, 독감이 있다.
코로나19와 독감 모두 발열과 피로 등 유사한 증상을 보여 진단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 검사 수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쏟아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병리학회(CAP) 에밀리 볼크 학회장은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능력에 대해 "진주만 폭격 이후와 같은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가을 독감 시즌, 폭풍전야의 고요함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코로나19와 독감 모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 등과 증상이 유사해 진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