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프린스 앨버트에 거주하는 스티브 몽크 씨와 그의 아내 린다 씨가 올해 겨울엔 아리조나를 찾지 않기로 했다.
추운 날씨를 피해 겨울철 6개월 가량은 아리조나로 내려와 따뜻한 기후를 즐기던 몽크 씨 부부는 심각한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5년 만에 그들의 루틴 일정을 포기한 것이다.
69세인 스티브 씨는 "캐나다 정부의 입출국 제한명령과 관계 없이 아리조나에 간다면 갈 수도 있지만 지금 현실에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며 "매년 미국 남부에서 겨울을 보내던 주위의 많은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혹한을 피해 아리조나나 플로리다와 같은 따뜻한 지역에서 겨울을 나는 이른 바 '스노우버드'들의 행렬이 올해는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때문이다.
미국을 찾는 스노우버드 행렬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는 바로 캐나다다.
특히 겨울에도 건조하고 온화한 날씨의 아리조나를 찾는 캐나다발 스노우버드는 아리조나 관광분야에 주요한 수익원 중 한 부분이다.
이런 스노우버드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 이외에도 아리조나를 찾지 않는 현실적인 이유도 갖고 있다.
해외에서 겨울을 보내는 캐나다 스노우버드들은 캐나다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2인 기준으로 1800달러였던 이 보험료가 올해는 2800달러로 상향돼 금전적 부담이 생긴데다 또한 미국을 찾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라도 하면 추가로 발생할 병원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스노우버드들의 발목을 잡는다.
올 겨울 아리조나를 찾는 스노우버드가 확연히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식당, 마켓, 쇼핑센터, 렌트 하우스, 캠핑장 등 지역경제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아리조나주 관광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리조나를 찾은 캐나다 관광객들은 총 96만4000여명 가량이었다.
이들은 아리조나에서 10억달러 가량을 썼다.
아리조나가 1년에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1/20 정도를 캐나다로부터 온 스노우버드와 관광객들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올해 9월 기준, 캐나다 관광객들로부터 아리조나가 벌어들인 수입은 60% 가량이 감소했다.
관광국의 베키 블레인은 "먼 곳으로 여행을 갈 수 없는 주민들이 아리조나 내 가까운 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경향이 있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관광객과 스노우버드들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에는 많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