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인 알레나 샤프(39)는 7년간의 연애 끝에 자신의 여성 캐디인 사라 보우먼(44)과 결혼했다.
1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캐나다 출신의 샤프는 지난달 23일 아리조나주 자택 뒷마당에서 미국 태생의 골프 캐디 보우먼을 자신의 아내로 맞이하는 동성결혼식을 올렸다. 둘 모두는 결혼식에서 여성용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샤프의 물리치료사가 주례를 섰고 증인 9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하객 100여 명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화상으로 결혼식을 지켜봤다.
샤프는 결혼식 당일 보우먼의 긍정적인 성격을 칭찬하면서 "항상 밝게 빛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우먼은 샤프의 의지와 결단력 등을 높이 사면서 "늘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사람을 만났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아리조나주 챈들러에 있는 아이스링크장에서 처음 만났다. 둘은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아마추어 리그에서 각자 참여해 서로의 팀에서 센터를 맡고 있었다. 샤프는 과도하게 골프 경기에 매몰되는 것과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이스하키를 하게 됐다. 한때 스키 선수로도 활약한 보우먼은 심리학 박사 학위를 준비하면서 종종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여했다.
이후 둘은 산악 자전거를 같이 타면서 더 친해졌고 연인으로 발전했다. 샤프는 지난 2014년 보우먼에게 LPGA 2부리그에서 임시로 자신의 캐디를 맡아달라고 물었다. 이를 승낙한 보우먼은 첫 홀에서 캐디백에 있는 클럽을 쏟는 실수도 했지만 샤프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들은 이미 데이트를 하는 상황이었고 몇 달 뒤 샤프는 보우먼과 정식 계약을 맺었다. 둘은 이후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캐나다 국가대표로 출전했으며 현재까지도 골퍼와 캐디로서 함께 하고 있다.
샤프는 "다른 캐디에게 절대 말하지 않을 비밀을 보우먼에겐 말할 수 있다"며 "기분이 좋지 않고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날 때 그런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람이 생겼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보우먼은 "매우 보수적인 지역에서 태어나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나처럼 생각했던 아이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 2005년 LPGA에 입성한 샤프는 11일 기준 세계 랭킹 99위다. 상위 10위권에 통산 14번 올랐다.